“우리는 1년짜리 정규직”…LG유플러스 설치기사 고용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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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수 기자
입력 2017-07-0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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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는 파업에 돌입하고 용산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사진=김위수 기자]


김위수 기자 = LG유플러스의 설치기사들이 직접 고용을 통한 처우 개선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에 대해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9일 업계 및 정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직원들의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이들은 IPTV, 인터넷 설치 및 AS를 담당하고 있는 설치기사들이다. 설치기사들은 LG유플러스가 아닌 하청업체에 고용돼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문재인 정부의 주요 기조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발맞춰 협력사의 하청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 설치기사들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설치기사측은 LG유플러스의 행보가 결국 ‘무늬만 정규직’을 양산해 낸다는 입장이다. 

박장준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은 “많은 센터들이 LG유플러스와 1년 정도의 계약을 맺고 있다”며 “계약이 끝나면 설치기사들은 해고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설치기사들은 매년 일하는 업체가 바뀌고, 그때마다 신입사원이 되는 1년짜리 정규직”이라고 주장했다.

설치기사들은 평균 하루의 8건의 설치 및 수리를 진행하는데, 한 건 당 한 시간이 배당된다. 그러나 결합상품이 많다보니 설치시간이 1시간30분, 많게는 세 시간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다. 박 국장은 “항상 시간이 모자라다보니 점심을 차 안에서 빵으로 떼우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전신주를 타고 지붕 위를 오르는 작업이 많아 낙하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기도 한다. 노조 측이 파악하기로는 한 달에 2~3건씩은 추락사고가 난다. 이 중 일부는 계약관계 상 산업재해로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설치기사들의 임금은 기본급 138만원에 불과하다. 업무 상 필수적으로 필요한 차량은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센터의 영세화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 국장은 “얼마 전에는 계약해지가 된 업체 사장이 사원들의 두달치 월급, 퇴직금 등등을 들고 도망간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이런 사건들은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필연적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

지난 7일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는 파업에 돌입하고 용산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최영열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은 발언을 통해 “원청이 직접 고용하고 우리 삶을 바꿀 수 있을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KT는 자회사 KTS를 설립해 모든 설치기사를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이어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SK브로드밴드는 5200여명의 설치기사를 자회사 정규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설치기사들의 직접고용 문제는 결국 40개가 넘는 업체를 흡수해서 고용하라는 얘기”라며 난색을 표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증인으로 참석한 황현식 LG유플러스 부사장 역시 "협력업체와 상생기조 하에서 설치기사들의 권익이 훼손당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미방위 소속 추혜선 의원(정의당)은 “LG유플러스 측이 주장하는 상생이 정말 상생인지 묻고싶다”며 “방송통신업체의 하도급 제도를 없애고 안정적인 고용 구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미래부에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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