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글로벌 톱50-아시아 톱10' 실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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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사원
입력 2017-07-0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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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한은행 제공]


안선영 기자 = "신한금융지주는 국내 1위 금융그룹의 위상을 넘어 2020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2020 프로젝트'의 목표로 밝힌 내용이다. 임기종료 시점인 2020년까지 글로벌 금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각오다.

다른 시중은행도 목표는 비슷하다.

금융 라이벌인 KB금융지주는 최근까지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을 대표 비전으로 설정하고 아시아 톱10, 글로벌 톱50으로 도약하기 위한 단계별 전략 목표를 수립해 왔다. 지난해 인수에 성공한 옛 현대증권과 KB증권 통합, KB손해보험 등 계열사의 완전 자회사 편입 등으로 최근 그룹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금융사로 비전을 키웠다.

우리은행은 2020년까지 아시아 톱10, 글로벌 톱50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하나금융지주도 2025년까지 국내 1위, 아시아 5위, 세계 40위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은 대부분 비슷한 목표를 갖고 세계적인 금융사가 되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순위에 대한 실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금융전문지 더 뱅커(The Banker)가 최근 발표한 2017년 1분기 기준 1000대 세계은행 순위에서 KB금융그룹이 4계단 오른 6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70위였던 신한금융지주는 68위에 올랐다. 하나금융은 80위(지난해 81위), 우리은행은 88위(지난해 95위)에 랭크됐다. 이들 은행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빠른 시일 안에 글로벌 톱50 안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아시아 순위는 빠듯하다.

우선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은행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4개 중국 은행이 1~5위에 머물고 있다. 상위 50개 은행에는 중국 은행이 11개가 오를 정도로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자본이나 자산 규모는 물론 이익 면에서도 미국의 JP 모건 체이스 앤 컴퍼니를 제외한 다른 은행들은 경쟁조차 힘든 상황이다.

일본의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그룹,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노린추킨은행 등도 상위권이다. 여기에 홍콩과 싱가포르 등이 여전히 아시아 금융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은행들이 어떤 순위에 따른 글로벌 목표인지에 대한 기준이 없어 설정값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순위에 대한 별도 관리가 없어 은행들도 본인의 순위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기본자본(tier 1 capital)을 기준으로 하면 1위 은행은 중국의 공상은행이다. 그러나 자본이익률은 251위로 크게 떨어진다. 자본건전성 부문은 451위에 불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4대 시중은행이 세계 금융사와 비교하면 60~90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최근 은행들이 몸집을 키워가며 순위가 올라가고는 있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워낙 중국과 일본의 영향력이 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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