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떠나는 중국의 젊은이들, 왜? 그리고 어디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6-20 11:2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취업설명회에 모여든 중국의 대학생들.[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6월이면 중국의 대학졸업 예정자들의 구직활동이 절정에 치닫는다. 취업을 하거나 창업에 도전하는 대졸자들도 많지만, 상당수의 대도시 대졸자들은 낙향을 준비한다. 대도시를 떠나는 중국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이미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칭화(清華)대학 졸업반인 정난(鄭楠)씨는 고향인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로 내려갈 예정이다. 그는 "베이징에서 취업하기도 어렵지만, 취업에 성공한다고 해도 높은 주택값을 감당할 자신도 없고, 베이징 후커우(戶口, 호구)를 취득하기도 간단치 않다"며 "청두는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도시로 베이징보다 매력적인 곳"이라고 설명한다.

대졸자 뿐만 아니라 이미 사회에 진출해있는 직장인들 역시 대도시를 떠난다. 여기서 대도시란 1선도시, 즉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등 4개도시를 뜻한다. 대도시에서 직장생활을 영위하던 젊은층이 낙향하기란 쉽지 않다. 우선 낙향하면 급여가 줄어든다. 또한 대도시에서 그동안 쌓아놓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없게 되며, 현지에서 다시금 인맥을 쌓아가야 한다. 하지만 대도시의 답답함과 높은 주택비용, 교통정체, 대기오염, 강도높은 작업강도 등은 낙향을 택하게 만든다.

모모(脉脉)데이터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도시를 떠나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는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가 15.9%로 가장 높았다고 중화망이 20일 전했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 15.7%, 청두가 15.1%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톈진(天津)시, 난징(南京)시, 정저우(鄭州)시, 시안(西安)시, 허페이(合肥)시, 샤먼(廈門)시 등이 순서대로 9위권에 포진됐다. 낙향희망도시들의 비율분포가 고르게 나와, 다양한 도시로의 낙향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쑤저우는 대도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수풀이 우거져 있어 삶의 질이 높으면서도, 상하이와 가깝다. 고향인 충칭(重慶)을 떠나 베이징으로 대학을 와서 현재까지 8년째 베이징의 한 법원에서 근무하고 있던 천겅(陳庚)씨가 베이징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쑤저우를 택한 이유다. 그는 "쑤저우에는 외자기업이 많아 법무서비스에 대한 취업기회도 많다"고 설명한다.

우한은 중부 과학교육문화의 중심으로 취업과 교육환경이 좋다. 우한대학이나 화중과기대학 중남재경대 등 명문대가 즐비하다. 광전자 바이오, 환경, 첨단과학기술기업들이 많다. 청두나 시안은 IT산업에 투자를 집중시키고 있어서 IT분야에 강점이 있다. 정저우는 무역업과 제조업이 발달한 곳이다. 폭스콘과 닛산의 생산공장이 정저우에 위치해 있다. 허페이는 항저우, 쑤저우와 함께 장강삼각주의 중심도시다. 고속철이 종횡으로 교차하는 지역으로 교통의 요지다. 안후이성이 전 성의 역량을 허페이에 집중시키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요인이다. 샤먼은 경제활력이 강하며 휴양도시로서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낙향하는 젊은이들이 가장 환영받는 직책은 영업이다. 영업직은 연봉의 상한선이 없기 때문에 영업을 잘한다면 상당한 돈을 벌 수 있다. 최근에는 대도시의 고학력자들이 갖춘 소양과 상식이 영업현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다. 1선도시 기업에서 경험이 있는 직원들은 마케팅직위에서 환영을 받는다. 대도시를 떠난 젊은이들은 주로 택하는 기업으로는 핑안(平安)보험, 바이두(百度), 중국철도, 폭스콘, 화웨이, 징둥(京東), 디디(滴滴) 등이 있다. 

한편 지난 4월 중국청년보가 1선도시에서 일했거나 학교를 다녔던 청년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미 1선도시를 떠났다는 비율이 23.3%였고, 떠날 계획을 하고 있다는 비율이 47.7%였다. 무려 71%의 응답자가 낙향했거나 낙향을 준비하고 있는 것. 이밖에 ‘1선 도시 이탈을 고려한 바 없다’는 비중은 21.5%,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7.5%였다. 1선도시를 떠나겠다는 원인으로는 ‘집값’(64.4%)이 가장 높았다. 이어 '높은 생활물가’가 46.9%로 2위, ‘대기오염’이 39.7%, ‘강도 높은 근로환경’이 36.8%로 4위를 기록했다. 기타 ‘호적문제’(36.3%), ‘교통난’(32.3%)이 꼽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