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틸리케로 남지 못한 슈틸리케, 아쉬움 남긴 최장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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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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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와 원정경기에서 패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슈틸리케 감독이 14일 오후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2014년 9월 한국 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년 9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 놓게 됐다. 사실상 경질이다. 한 때 ‘갓틸리케’(God 신+슈틸리케)로 불리며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슈틸리케 감독은 씁쓸하게 떠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5일 오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기술교육실에서 2017 제5차 KFA 기술위원회를 열고 슈틸리케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역대 대표팀 사령탑 중 가장 오랜 시간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월드컵 최종예선 중에 경질되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총 27승5무7패(63득점·25실점)를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에 이어 2014년 9월5일부터 대표팀을 이끈 슈틸리케 감독은 빠르게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적응했다. 2015년 1월 아시안컵 준우승, 2015년 8월 동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눈에 보이는 결과도 냈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 유력해 보였지만, 최종예선에서 슈틸리케호는 크게 흔들렸다. 중국과 카타르 원정에서 0-1, 2-3으로 패한 한국 축구는 더 이상 ‘아시아의 호랑이’가 아니었다. 결국 기술위원회는 최종예선 2경기를 남겨 놓고 결단을 내렸다.

같은날 사퇴를 발표한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아쉬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상대 팀은 우리와 경기 전 2~3주를 훈련했지만, 우리는 이번 카타르전을 제외하면 2~3 일만 훈련했다. 심할 때는 경기 전날 노출 위험을 안고 세트피스 훈련을 하기도 했다. 감독님을 잘 보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돌아보면 슈틸리케 감독은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0월 이란전이 끝난 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는 세바스티안 소리아(카타르)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어서 졌다”는 말은 큰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대중, 언론과의 소통 부재로 더욱 어려움에 빠졌다. 의사 소통의 어려움은 외국인 감독이 넘어야 할 산 중 하나였다.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는 이렇다’는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제 한국 축구는 새로운 수장을 찾아야 한다. 최종예선 2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월드컵 본선 16강 경험이 있는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 정해성 대표팀 수석코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누가 됐든 팀을 정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 여부에 대해 좀 더 빠른 결정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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