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작곡가 겸 프로듀서 라이언 전 “늘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곡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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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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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 Team 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K팝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라이언 전’이라는 이름은 매우 익숙하다. 아이돌 그룹 멤버 이름이냐고? 아니다. 라이언 전은 국내 최고의 아이돌 그룹들의 히트곡을 작곡한 유능한 작곡가 겸 프로듀서다. 많은 대중들에게는 어쩌면 생소할지도 모르는 그 이름이, 최근 가요계에서는 가장 뜨거운 이름이 됐다.

라이언 전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A team 사옥에서 아주경제와 근황 인터뷰를 진행했다. 종영을 앞둔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파이널 미션곡 작곡에 참여하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소위 ‘잘 나가는’ 작곡가 라이언 전과의 만남은 그야말로 유쾌했다.

외모, 이름에서 풍겨지는 강렬한 카리스마와는 상반된 구수한 입담과 솔직함은 덤이다.

“작곡가들은 좋은 히트곡을 하나 쓰면 벼슬을 단 것 같은 기분이 들때도 있어요. 그러나 노래를 하나씩 할 때마다 늘 시한부같은 느낌이 많이 나기도 해요. 많은 곡을 쓰다보니 대중 분들께서 제 음악을 좋아해주시기도 하는데, 저와 저희 팀의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 때문에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하고 작업합니다.(웃음)”

근황을 묻는 첫 질문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곡을 쓴다”니. 그 이유가 궁금했다. “쥐어짜서 나오는 곡은 좋은 음악이 될 수 없잖아요. 저는 우려먹는 것도 싫어하고요. 많은 작곡가들이 우려먹고 자가복제도 하는데 저는 그게 한계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여러팀 끼리 뭉쳐서 하는 방향을 제시했고요. 늘 시한부라는 생각을 하는 이유도 사람이 사실 내일 일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거고 허영심만 커졌다가는 교만에 빠질 수도 있고 자아도취에 빠질 수 있다보니 그런 게 싫었어요. 예전에 저 역시 그런 것들이 지나간 적도 있었고요. 어릴적부터 부모님께 늘 ‘겸손’이라는 단어를 배우고 자라왔어요. 그게 영향이 있었고요. 겸손하다는 게 사실 굉장히 광범위한데, 자존심을 내세우는 게 아닌 남에게 굴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한다는 의미가 있더라고요. 그 뜻이 너무 와 닿았고 그래서 저 역시 비굴해지고 싶지 않았죠. 그렇게 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일 하고 있습니다.”

라이언 전의 인터뷰는 시작부터 솔직하고 화끈했다. 인터뷰가 이어지는 내내 그랬다. 날카로운 비판과 더불어 셀프디스까지.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운 입담까지 지녔다.

앞서 언급했던 그는 최근 가장 뜨거운 프로그램인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나온 ‘나야 나’의 작곡가로도 유명하지만, 그의 프로 무대 처녀작은 바로 이효리의 ‘Chitty Chitty Bang Bang(치티 치티 뱅뱅)’이다. 이 곡은 공전의 히트를 쳤고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의 프로 무대 처녀작이라는 점이다. 동시에 슈퍼주니어, 샤이니, 걸스데이, 에프엑스, 동방신기, 엑소, 레드벨벳, 소녀시대, 태연, 아이오아이, 강타 등 국내를 내로라하는 K팝 스타들의 곡을 도맡았다. 그렇게 7년 만에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의 작곡가가 됐다.
 

라이언 전 [사진=A Team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의 첫 시작이 된 이효리와의 인연이 궁금했다.

“당시 효리 씨가 음악에 대한 한정을 두지 않았고 신선한 음악을 찾고 있었어요. 그때 효리 씨 매니저에게 여러 번 연락해서 꼭 제 노래를 주고 싶다고,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죠. 직접 효리 씨를 찾아가서 음악을 들려드렸는데 노래를 너무 좋아해주셨고, 많이 도와주셨어요. 저 역시 당시에도 한국 가수를 보며 자랐고 과거엔 핑클 팬이기도 했거든요.(웃음) 그렇게 ‘치티 치티 뱅뱅’이 탄생했습니다. 이 곡은 효리 씨가 가사를 써주셨고 방향성도 제시 해주셨죠. 무엇보다 프로듀싱을 함께했는데 지금까지도 많은 대중 분들이 알 수 있게 된 건 이효리 씨가 많은 도움을 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감사드릴 뿐이에요.”

라이언 전의 히트곡은 샐 수 없이 많다. 7년 동안 100여 곡 이상의 곡을 내놨다. 특히 현재 국내 최고의 대형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아티스트와는 끈끈한 인연을 자랑하기도 한다. 그래서 SM 소속 가수들의 팬들 사이에서는 라이언 전의 팬을 자처하는 이들도 생긴 상태다. 그는 SM과의 작업에 ‘의리’를 보였다.

“SM 제작진과 이수만 사장님께 감사드리는 점도 많아요. 곡이 좋아서 우리를 쓴다고 말씀하시지만 SM이라는 존재는 이 자리에 저를 올려놓은 분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분들의 회사가 커서 곡을 공유하는 게 아니라 정말 제가 아무것도 없을 때에도 저를 도와주셨던 분들이라, 저를 먹여 살리셨어요. 그래서 회사의 규모를 떠나 의리를 갖추고 싶은, 앞으로도 도움을 많이 받고 드리고 싶어요. 쭉 협업하고 싶은 회사에요.”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던 라이언 전은 최근 중대한 결심을 했다. 신인 그룹 VAV가 소속된 A team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 되면서 안정 대신 도전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사실 도전 아닌 도전인데, 제게는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해요. 신인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은 있죠.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아무도 모르는 작곡가에서 현재는 조금이라도 알아봐주시는 작곡가가 됐으니, 또 한 번 새롭게 도전해볼 시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작을 쉽게 보고 덤빈 건 아니에요. 제가 남에게 지는 걸 싫어하는 게 있어서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됐습니다. 다행히 VAV 친구들도 데뷔 때보다 조금씩 더 올라오고 있는 것 같고, 잘 따라 와주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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