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하이 버스참사, 운전기사의 계획적 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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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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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된 웨이하이시 사고버스 차량.[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난달 9일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에서 발생한 유치원생 통학버스 화재 참사에 대해 중국 공안당국이 버스 운전기사의 방화를 사건원인으로 결론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주중 한국대사관에 웨이하이 학교 버스 참사와 관련해 이런 내용의 조사 결과를 전달했다. 중국 측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시 버스 운전기사가 앞 차량을 충돌한 후 차에 불을 질렀다. 사건초기에는 교통사고로 인한 우발적인 화재라는데 무게가 실렸었다. 중국 외교부와 산둥(山東)성 정부는 이와 관련해 보상과 장례 문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도 한국대사관 측에 전달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운전기사 충웨이쯔(叢威滋)는 특활반으로 야간에 운전하다가 수입이 월 4000위안(66만원)에서 1500위안 정도 줄어들면서 평소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신을 대체할 새로운 운전기사가 온 데 대한 불안감도 컸다고 한다. 운전기사는 범행전날 해고통보를 받고 휘발유를 사 차량에 비치했다. 그가 버스에 마지막 탑승하면서 고민을 하다가 휘발유 통을 여는 영상 장면도 확인됐다. 중국 수사당국은 "버스가 디젤 경유차인데 휘발유를 구매한 점, 충씨가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인데 라이터를 구매한 점 등으로 미뤄 충씨의 계획적 범행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은 범행 당시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그 시간 터널을 지났던 차량 280여대의 블랙박스 등을 면밀히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당시 화재로 인해 중세한국국제학교 부설 유치원의 원생 11명과 중국인 운전기사 1명과 중국인 인솔 교사가 숨졌다. 중국 매체들은 웨이하이시의 발표를 근거로 이번 사고로 사망한 유치원생이 한국 국적 5명, 중국 국적 6명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주중 한국대사관은 이중 국적을 포함해 사망자가 한국인 1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공안의 합동 조사팀은 사고 발생 후 현장에서 수집된 물증을 톈진(天津), 옌타이(煙台), 칭다오(靑島)의 과학수사기관에 보내 감정 분석을 진행해왔다. 아울러 정확한 사고원인 도출을 위해 차량, 도로, 운전자, 날씨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재연하는 과학 기법 등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참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최고지도부가 이번 사고에 큰 관심을 보인 까닭에 원인 규명에 거의 한 달 가까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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