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에 오폭에 반-계엄령 시위까지'..두테르테의 IS반군 소탕전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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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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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현지시간) 마닐라에서 필리핀 인권단체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엄령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필리핀 정부군의 기대와 다르게 IS 추종 반군이 점령한 마라위를 탈환하기 위한 전투가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반군이 200여 명의 주민을 인질로 잡고 계엄령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군 오폭으로 인해 정부군 11명이 사망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것이다. 필리핀 수도에서는 인권단체들이 계엄령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5월 31일(현지시간)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IS 추종 반군인 마우테를 겨냥한 공습 중 오폭으로 인해 정부군 1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마라위 탈환전이 시작된 후 사망자는 171명까지 늘어났다. 

지난달 23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소도시 마라위에서 마우테가 도심을 점령하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다나오 섬 전체에 60일 계엄령을 선포하고 마우테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필리핀군은 지상군 투입뿐 아니라 반군이 있는 곳에 공습을 확대했지만 이번 오폭으로 인해 정부군의 마우테 소탕전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AFP는 지적했다.

정부군의 공세 속에서 반군은 민간인을 인질로 잡고 정부군에 극렬히 저항하고 있다. 현지 한 가톨릭 사제는 반군에 민간인 200여 명이 인질로 잡혀 있다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마우테 소탕 작전을 끝내달라고 호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마우테가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한 영상에서 테레시토 수가노브 신부는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200명이 넘는 인질 중 아이들도 포함되어 있다면서 마라위에 공습을 중단하고 정부군을 철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인질의 안전 문제가 급부상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31일 연설에서 “나는 누구와도 협상하지 않을 것이다. 테러리스트와의 협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계엄령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며 만약 테러 위험이 더 심각해질 경우 다른 지역까지 계엄령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안 그래도 앞서 초법적 마약 단속으로 필리핀에서 인권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두테르테 대통령이 계엄령 확대 및 연장을 거듭 언급하자 필리핀 야권과 인권단체들은 계엄령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권은 계엄령이 반드시 필요한지를 결정하기 위한 공청회를 요구하고 있으며 수도 마닐라에서는 수백 명의 주민들이 나와 계엄령 반대 시위를 벌였다. 앞서 26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반군 소탕전에 투입된 장병을 위로한답시고 "3명까지 강간해도 좋다"는 발언으로 우려를 부채질했다. .  

한편 WSJ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군은 마우테의 약 90%가 정부 통제에 들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애초 500여 명으로 추정되던 반군의 수는 현재 50~100명 정도 남은 것으로 추산된다. 반군 120명은 교전 중 사망했고 나머지 300여 명은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데 마라위를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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