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립정권 균열 속 테메르 대통령 탄핵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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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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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이 1년 만에 또다시 대통령 탄핵 위기를 맞았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을 둘러싼 부패 스캔들이 확산되면서 우파 연립정권 붕괴가 가속화되고 법조인들은 대통령 탄핵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ABC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상원 7명과 하원 35명인 원내 제6당 브라질사회당(PSB)은 연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테메르 대통령에 사임을 촉구했다.

전체 하원의원 513명 가운데 연립여권으로 분류된 의원은 402명이었는데 지금까지 57명이 이탈한 상황이다. 브라질 하원에서 탄핵안에 통과되려면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상원 11명, 하원 47명의 원내 제3당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은 21일 긴급 집행부 회의를 소집해 연정 탈퇴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회의는 별다른 설명 없이 취소됐다. PSDB는 연정 이탈을 두고 내분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과 연정 이탈 정당 의원들뿐 아니라 21일에는 브라질 정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브라질 변호사협회 역시 테메르의 탄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변호사 협회는 "이사회사 압도적으로 탄핵에 찬성했다"면서 "조만간 하원에 탄핵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주 뇌물방조 정황을 드러내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급격한 사퇴 압력에 시달린다.

브라질 일간지 우 글로부에 따르면 이 녹취록에는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에 브라질 최대 소고기 수출업체인 JSB의 대표 조에슬레이 바치스타를 만난 자리에서 앞서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이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도록 입막음용 금품을 계속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영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에 대한 부패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녹취록 공개 이후 연방대법원은 테메르 대통령을 수사 대상에 올렸고 대통령 탄핵 요구도 빗발쳤다.

그러나 테메르는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틴다. 테메르 대통령은 자신은 무고하다면서 브라질을 깊은 침체에서 건져낼 경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 자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대법원에 녹취록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면서 녹취록의 진위가 확인될 때까지 수사를 멈춰달라는 청원을 제출했다. 대법원은 24일 이와 관련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따라서 24일이 테메르 탄핵 위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연정 붕괴가 가속되고 테메르 대통령의 지지율이 9%까지 떨어지면서 그가 약속했던 브라질의 연금제도 및 노동법 개혁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미 국제 투자자들은 브라질 정국 혼란으로 브라질 자산을 매도하고 있다. 

브라질 거리에서는 규모가 줄었긴 하지만 21일에도 테메르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장관들도 테메르 탄핵에 대한 입장을 취하라는 압박을 받는다. 일각에서는 엔히키 메이렐리스 재무장관이 테메르 대통령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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