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풍향계-호남] 호남 기반 당이 또 다시 호남 내 지역감정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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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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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대 대선후보 포스터[사진=장봉현 기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광주·전남은 지역차별, 색깔론에 큰 상처를 입은 지역인데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또 다시 호남 내 지역감정 자극과 종북몰이로 재미 보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됩니까?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을 찍기도 애매하고..."

5월9일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심장인 호남지역 유권자들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두 후보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호남지역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녹색바람'을 불게 한 진원지다.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우세할 거라는 분위기였다. 보수정당이 아닌 문-안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정권교체는 당연하다는 낙관론과 총선 때 국민의당에 표를 몰아준 민심이 그대로 이어질 거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분위기는 국민의당 핵심지지 기반인 호남표심 상당수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쪽으로 이탈하고 있는 모양새다.

25일 광주 용봉동에서 만난 박유미씨(45·여)는 "저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이 처음에는 국민의당을 지지했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열린 대선 후보들의 스탠딩 토론회를 보고 '이제는 안철수 될까봐 문재인 찍겠다. 안철수는 대통령감이 아니다'는 여론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당이 각종 토론회, 유세현장에서 참여정부 호남 홀대론이나 햇볕정책, 가족문제까지 거론하는 등 과거의 이야기를 물고 늘어지면서 오히려 반감을 사고 있다. 

같은 날 오후 순천 웃장 국밥 집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DJ 비서실장 박지원, 민주당 대표였던 손학규 그 양반들 그 누구보다 지역감정, 색깔론 트라우마로 고생했던 사람들이 보수표를 얻기 위해 종북몰이로 문재인을 공격하고 있다"며 "아무리 죽기 살기로 싸우는 선거라지만 분명 금도라는 게 있는데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농단을 일으킨 부패 기득권과 정경유착을 타파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실현할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 상당수는 문재인 지지층이었지만 부동층이 다수였다. 대부분 투표 막바지에 후보자를 결정하려 한다는 답변이었다. 

여수에서 안철수 후보의 유세를 바라보던 60대 여성은 "여수가 처가인 안철수에게 호감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보수주의자 흉내를 내는 안철수를 찍기도 그렇고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한 문재인을 선택할 수도 없어 아직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광양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남성은 "직업 정치인 같지 않은 안 후보가 순수하게 보인다"면서 "V3를 개발한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IT산업 등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등 경제를 살릴 후보라서 지지한다"고 전했다. 

일부 시민들은 합리적 보수를 추구하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 대해 호감을 보이기도 했다. 

호남은 역대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선택'을 해왔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례적으로 갈등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여야 대선 주자 진영에서는 지지층 결집과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4일 목포와 나주, 광주를 차례로 찾아 개혁과 미래를 강조하며 1년 전 총선 때와 같은 녹색 바람을 불러일으켜달라고 호소했다. 박지원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천정배·정동영·주승용·박주선 공동선대위원장은 호남 의원들과 함께 오는 29일까지 지역 표심잡기에 '올인'하기로 했다.

민주당 호남 민심 다지기에도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펼친다. 기존보다 강화된 광주·전남지역 공약을 발표한데 이어 문 후보도 이번 주말 호남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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