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중 정상회담 겨냥해 미사일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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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0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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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미·중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5일, 북한이 신형 '북극성-2'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1발을 동해 방향으로 발사했다. 이는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무력시위'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오전 6시 42분쯤 함경남도 신포 일대 지상에서 KN-15(북극성-2의 한·미 군당국 명칭)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동해 방향으로 발사했다"며 "방위각 93도로 발사돼 최대 고도 189㎞에서 60여㎞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미 태평양사령부도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분석 결과, 북한이 신포 지상발사시설에서 KN-15를 발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의 이 같은 도발은 미·중 정상에 '우리를 놓고 흥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려고 도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특히 북극성-2가 한·미 양국 군사정찰위성과 레이더의 감시를 피해 언제 어디서든 한국 및 일본·괌의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시 주석에 대한 북핵·미사일 문제 해결 요구 압박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논평에서 "미국에는 말이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 오직 군사적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며 대미 '강 대 강' 대응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

북극성 2형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작을 위한 중간 단계이며, 사거리가 최대 2000㎞ 이상으로 일본과 괌의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한·미 군당국은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증폭핵분열탄을 사용한 다중핵폭발의 6차 핵실험을 추가로 감행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뿐만 아니라 대북 영향력 행사를 압박받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이는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강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과거 북한은 미·중에 시위성 신호를 보내면서도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을 지켰지만 이번에는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북한의 대화 필요성을 제기하는 대화론이 나오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 매체인 환구시보는 5일 사평에서 "북한은 현재 누구도 믿지 않으며 오직 핵무기만을 신뢰한다. 핵무기가 있어야 안전하고, 만약 핵무기가 없으면 끝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고 싶다면 북한과 대화 통로를 만들고, 북한이 돌아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대화론을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도발이 있은 직후인 오전 8시 30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고 경계테세 강화에 들어갔다.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에서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 김 안보실장 등은 "북한의 핵실험 등 다양한 형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점검하고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강력히 대응키로 했다"고 말했다.

NSC 상임위는 김 안보실장 외에 청와대 비서실장, 외교·통일·국방장관, 국가정보원장, 안보실 1차장, 외교안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해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미·중의 공모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한반도 증원전력 차단 능력을 과시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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