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통사람' 손현주, 가장 보통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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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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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통 사람'에서 성진 역을 맡은 배우 손현주[사진=오퍼스픽쳐스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가장 보통의 아버지. 영화 ‘보통 사람’(감독 김봉한)은 가족을 사랑하는 평범한 가장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배우 손현주(53)는 월남전에 참전한 것을 자랑처럼 여기고 거짓말을 부끄러워하는 강력계 형사이자 사랑하는 아내·아들과 행복한 삶을 꿈꾸는 소시민인 성진 역을 맞춤옷처럼 소화했다.

80년대,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했던 성진을 완벽하게 표현했던 것은 배우 손현주 역시 가장 보통의 아버지이자 남자이기 때문이다. 긴 무명 시절에 위축되기도 했고 업소 행사 제안에 흔들리기도 했던 그는 차근차근 세월을 견디며 충무로 대표 배우로 손꼽히게 됐다. 가장 평범한 삶을 평범하지 않게 그려내는 손현주에게, ‘보통 사람’의 의미를 물었다.

영화 '보통 사람'에서 성진 역을 맡은 배우 손현주[사진=오퍼스픽쳐스 제공]


완성된 영화는 어땠나?
- 제가 출연한 영화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 어떻다고 말씀 드리기가 어렵다. 하하하. ‘보통사람’을 내용적으로 본다면 보충된 부분도 있고 빠진 부분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최윤소(지숙 역) 씨 장면이 편집된 것이 아쉽다. 지금은 존재감이 없이 나오는데 사실 그 친구가 차지하는 분량이 꽤 있었다. 감정의 정점에 그 친구가 나오길 바랐는데 편집이 됐다. 김 감독이 감독판에 넣는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영화가 제작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렸다. 김봉한 감독 역시 기다려준 손현주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었는데?
- 김 감독이 3년 이상 준비한 작품이다. 처음 제가 받은 시나리오 제목은 ‘공작’이었는데, 비슷한 제목이 많아서 결국 ‘보통사람’으로 가게 됐다. 70년대 배경의 이야기였는데 여러 회의 끝에 80년대로 가기도 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린 이유는 무엇인가?
- 약속이니까! 기다리기만 한 건 아니다. 사실 그 사이 사이에 ‘사냥’도 조금 나오고, ‘시그널’도 조금 나왔다. 하하하. ‘보통사람’을 만들면서, 김 감독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이 작품이 완성될 수 있을까? 아마 본인에게 의문을 던졌을 거다.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다른 걸 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기다리게 됐다.

영화 '보통 사람'에서 성진 역을 맡은 배우 손현주[사진=오퍼스픽쳐스 제공]


현재 시국과 맞물리는 부분들이 있다. 주연배우로서 생각하는 지점이 있을 것 같다
- 2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시나리오를 받고 ‘이걸 찍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는데, 사실 이 시기는 격동의 시대 아닌가. 제가 대학을 다니던 때고 해서 남일 같지가 않다.

손현주가 기억하는 80년대는 어땠나?
- 그 당시 학교는 늘 뿌연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 냄새를 맡으며 학교에 다녔다. 1984년에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 했는데 저는 (시위의) 중심에 서지는 않았다. 연극을 배워야 하는 입장이었고 제 관심은 정극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를 애써 외면하지는 않았다.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다.

그 시절과 현재가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걸까?
- 저는 가족에 한해서 그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영화 ‘보통 사람’에는 소신을 지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영화 밖 손현주가 ‘소신’을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 1996년에 방송된 ‘첫사랑’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그 작품에서 제가 작곡가로 나오는데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노래를 부른다. 그래서 드라마 종영 후 업소에서 제안이 많이 왔다. 제안을 뿌리치기 힘들었다. 현찰로 제가 상상할 수 없는 돈을 준다고 했으니까. 아주 솔직히 지방에 있는 업소에 두어 번 가기도 했다. 하지만 제 첫 뿌리가 연기라서 그걸로 잘 넘긴 것 같다. 만약 그 일을 했으면 지금도 그 일을 하고 있을 거다. 지금 와서는 그때 그 제안을 잘 뿌리쳤다고 생각한다.

영화 '보통 사람'에서 성진 역을 맡은 배우 손현주[사진=오퍼스픽쳐스 제공]


영화 홍보에 적극적이다. 이번에도 예능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했다고
- ‘해피투게더’와 ‘택시’를 찍었다. 영화 홍보할 때만 나가서 미안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제가 출연한 작품인데 누가 홍보하겠나. 내가 해야지.

근래에는 드라마보다 영화에서 더 많이 만나는 것 같다
- 드라마 ‘쓰리데이즈’ 이후에는 계속 영화를 찍은 것 같다. 어떤 이는 드라마가 중압감이 없다는데 저는 상당히 크다.

손현주에게 ‘보통 사람’이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
- 어려운 말이다. ‘평범하다’, ‘보통이다’라는 이야기는 뭐랄까 대단히 곤란한 이야기 같다.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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