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트럼프 환율 조작 비판에 당혹감...미일 정상 회담 앞두고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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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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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일 정상회담서 '미국 무역 적자' 거론 가능성 높아

  • TPP 탈퇴 이어 환율 조작 거론까지...연이은 트럼프 화살에 당혹감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일본을 겨냥해 환율 조작 문제를 언급했다. 오는 10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에 이어 환율 문제까지 거론하자 일본 정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 환율 조작국 첫 지적에 당혹...엔고·도쿄 증시 하락 출발

NHK 등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제약사 임원들과의 자리에서 "다른 나라는 자금 공급(money supply)과 통화 약세 유도에 유리한 입장에 있다"며 "중국과 일본은 수년 동안 환율을 조작하고 통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1일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등 아시아의 환율 정책에 대해 취임 전부터 수차례 비판해왔지만 일본을 직접 겨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자금'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정책 등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일본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환율은 엔화 약세·달러 강세 방향으로 움직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엔저 유도' 발언이 일본은행의 금융 완화를 가리킨다면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피 시나리오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기축 통화 중 하나인 달러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미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의 통화 정책을 비판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당장 1일 도쿄주식시장에서는 닛케이지수가 하락 출발했다. 닛케이지수의 1만 9000엔대가 붕괴된 것은 일주일만이다. 엔화는 달러당 112.08엔을 가리키며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이슬람권 7개국 출신에 대한 임시 입국 금지 등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일본의 환율 정책 비판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책에 대한 경계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미·일 정상회담서 '미 무역적자·환율 정책' 논의 가능성

오는 10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 조작 문제를 거론하자 정상회담의 의제가 '미국의 무역 적자 상황'과 '일본 통화 정책'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일 동맹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던 일본 정부로서는 협상 주도권을 뺏길 수 있는 상황이다.

당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단단한 미·일 동맹을 바탕으로 미국 내 고용 및 투자 확대를 위한 기여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TPP의 필요성과 의의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한다고 거듭 밝혔었다. 미국의 TPP 탈퇴 입장을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될지 관심이 모아진 이유다. 그러나 당장 환율 조작 의혹을 해명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무역 적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미국은 막대한 무역 적자를 안고 있어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며 일본 자동차 시장을 겨냥해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 통화 정책에 대한 불만을 정면에서 제기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장 무역 적자를 문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정상 회담을 계기로 환율 정책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내놓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6일 연설에서도 "향후 무역 협정에서는 수출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통화 약세를 유도하는 움직임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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