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사령탑 기상도-④] 글로벌로 도약하는 '김상헌' 아직은 국내용 '임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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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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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헌 네이버 대표(왼쪽)와 임지훈 카카오 대표]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네이버는 국내 1위 검색 포털을 서비스하고 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인터넷 기업이다.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2003년에 달성한 뒤 14년 동안이나 정상을 지켜왔다.

국내 인터넷업계 최초 2008년과 2011년에 각각 연간 매출 1조원, 2조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엔 3조원을 넘어서 매년 높은 성장률 유지하고 있다. 오는 27일엔 3분기 실적이 예고됐는데, 올해 들어 잇따라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한 네이버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기존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이렇듯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배경에는 IT업계 환경 변화를 미리 읽고 발 빠르게 대응한 김상헌 대표의 리더십을 꼽을 수 있다.

그는 국내 포털 업체 1위 자리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에 앞장서왔다. 1963년생인 김 대표는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와 LG법무팀 부사장을 거쳐 2009년부터 네이버 대표를 이끌고 있다.

법조인 출신답게 냉철한 판단력 뚜렷한 소신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있다. 취임 초 법조인 경영인이라는 이색 경력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2년 만에 전년 대비 20% 가량 성장한 2조원대의 매출을 이끌어냈다. 지난해에는 네이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해외 매출 1조원 달성의 기록을 세웠다.

김 대표는 글로벌에 푹 빠졌다. 네이버가 현재 주력하는 시장은 해외다.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중심으로 글로벌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동영상 메신저 '스노우', 동영상 플랫폼 'V(브이)' 역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라인의 성공 계보를 이을 차세대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카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늘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대규모 이용자 기반의 검색광고 등을 통해 IT업계의 공룡으로 성장한 네이버가 막대한 이익만 축적하고, ICT 생태계 상생발전 및 사회적 기여 등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은 '옥의 티'다 

네이버의 근원적 힘은 검색포털의 기본기라 불리는 '검색'에서 나온다. 이러한 탄탄한 밑바탕으로 증권가에선 네이버의 영향력이 갈수록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전략에 대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카카오는 실적하락과 함께 여전히 국내 사업에만 머물고 있어 아쉬움을 준다.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로 대표에 올라 주목받았던 카카오 임지훈 대표가 최근 취임 1년을 맞았다. 인수합병에, O2O(온·오프라인연계) 중심의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실제 최근 맥쿼리증권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교·분석하면서 모바일 광고 매출의 성과 등을 근거로 "네이버는 성공했고 카카오의 다음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안그래도 가시방석인 임 대표에겐 매우 뼈아픈 말이다.

임 대표는 국내 최대 음원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과 게임배급사 '엔진'을 사들이며 덩치를 키웠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률은 하락세다. 국내에서 한 때 인기를 누린 카카오스토리 역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밀렸다.

효자 종목인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이용자수도 해를 거듭하면서 빠져나가는 추세를 보이며 '국내용'이란 오명까지 받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도 최근 외국기업인 구글에 뒤쳐지면서 광고 매출 악화에 타격을 주고 있다. 또 대리운전과 헤어샵 등 임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O2O' 사업들도 수익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높다. 오히려 이들 사업이 기존 업계와 '골목상권 침해' 시비를 불러오면서 이미지에 상처만 남겼다.

하지만 반전의 가능성도 열려있다. 국내 최초의 간편결제 서비스로 출발한 카카오페이는 누적결제금액 1조원을 돌파하며 2년여 만에 고객의 다양한 생활 속 요구를 해소해 줄 수 있는 종합 핀테크 브랜드로 성장했다. 게임 퍼블리싱(유통) 사업도 과실을 맺고 있다. 또 올해 초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뒤 음원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 대표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이 일부 있지만 아직은 평가가 이르다는 시각과  2년차부터 자신의 강점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며 "O2O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을 창출하고, 카카오톡의 글로벌 경쟁력을 얻는 것이 향후 사업구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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