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은 내가 지켜야" 유럽, 테러 이후 총기 소지율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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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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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 총·스프레이 구매율도 증가세...국가별 총기 합법화 움직임도

지난 17일(현지시간) 독일 경찰이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발생한 뮌헨 기차 테러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의 총기를 공개했다. 기차 테러로 인해 용의자를 포함, 10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유럽 내에서 총기 등 호신용 무기를 소지하려는 인구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프랑스를 시작으로 벨기에,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 대형 테러가 잇따르는 가운데 스스로 범죄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CNBC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주요 유럽 국가의 국민들 사이에서 최근 총과 호신용 스프레이 등 개인 무기를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유럽 전체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스위스, 독일, 체코 등인 중심으로 무기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냥과 스포츠, 자기 보호 등 총기를 소지하려는 이유는 다양하다. 최근 잇따른 테러 공격에 대한 공포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나 수백병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이어, 지금까지 독일 뮌헨, 벨기에 브뤼셀, 프랑스 니스 등 유럽 각국에서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

이민자 수용 정책에 따라 유럽 내 이민자가 급증한 가운데 이민자의 범죄율이 크게 늘어난 것도 호신 무기 구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독일범죄수사청(BKA)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이민자들이 범죄에 가담하거나 미수에 그쳤던 범죄 건수가 6만 900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에서는 총기 소지가 불법이다. 총기 판매율도 최근 몇 년간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 초 새해맞이 행사에서 이민자들이 독일인 여성을 다수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짜 총과 후추 스프레이 등 각종 호신용 무기 구입률이 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1년간 호신용 무기 구입률은 49% 늘어났으며 판매된 개수만 40만 개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스위스·오스트리아·체코 등에서는 총기 규제를 완화하거나 총기 소지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스위스에서는 군인들에게만 조건부 총기 소지를 허용하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오는 9월께 일반인들도 총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법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다니엘 뷔스 스위스 무기거래협회장은 "아무도 뮌헨 테러나 니스 테러 때문에 총을 구입하고 싶다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없다"며 "다만 연쇄 테러 등의 상황이 총기 구매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체코에서는 아예 국가에서 총기류 소지를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은 지난 7월 독일 뮌헨에서 테러가 일어나자 TV에 출연해 "테러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자신을 무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미 총기 소지가 합법인 체코에서는 최근 몇 년간 총기 구매율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첫 5개월 동안 새로 총기를 구매한 사람이 6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총기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미국식 총기 허용은 지양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는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총기 구매와 소지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 타깃 대상의 테러가 증가하는 등 테러 위협이 계속되는 한 국가적 테러 대응에 기대기보다는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는 인식은 계속 될 전망이어서 총기 소지율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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