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람 승부조작 제의·이태양 4경기 가담…입단 동기생의 ‘잘못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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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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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 사진=연합뉴스 제공]

[승부조작 개입 협의를 받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문우람(상무).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입단 동기생의 비뚤어진 우정이 야구인생을 추락으로 내몰았다. 브로커가 아닌 프로야구 선수가 먼저 제안한 승부조작 사건이 처음으로 적발돼 충격이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21일 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23)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프로야구 선수(넥센 히어로즈) 문우람(24)은 현재 현역병인 점을 감안해 군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검찰은 또 브로커 1명은 구속기소, 불법 스포츠도박 베팅방 운영자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태양은 지난해 선발로 뛴 4경기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지난해 5월29일자 경기에서 브로커로부터 ‘1이닝 1실점’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2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또 이태양은 7월31일, 8월6일, 9월15일자 3경기에서도 ‘1이닝 볼넷’ 등을 브로커로부터 청탁받았다. 이 가운데 실제 8월6일자 경기에선 성공했지만 나머지 2경기에서는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3경기에서 이태양은 돈을 받기로 했지만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승부조작은 감독 등 코칭스태프나 주변에서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주로 몸이 풀리기 전인 1회에 이뤈진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번 승부조작 사태를 주도한 것은 브로커가 아닌 선수라는 점에서 더 충격이다.

검찰은 문우람이 먼저 이태양과 브로커에게 승부조작을 제의하고 경기 일주일전쯤 구체적인 경기일정 및 방법을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불법 스포츠도박 베팅방 운영자는 이태양이 승부조작에 성공한 5월29일 한 경기에 돈을 걸어 1억원을 남겼다. 이 가운데 2000만원은 브로커를 통해 이태양에게 전달했다. 이밖에 2000만원은 브로커에게 주고, 문우람에게는 1000만원 상당의 고급시계와 명품의류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는 이태양, 문우람 등에게 스포츠 에이전시를 준비 중인 야구팬으로 접근해 술과 식사 등을 사주면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2011년 프로야구에 첫 발을 내딛은 입단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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