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김현수, ‘마이너행 흔들기’에 맞서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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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3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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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LB 홈페이지]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 데뷔를 꿈꿨던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위기다. 결정의 시간이 남았지만, 선택이 힘겹다.

최근 볼티모어의 시범경기에서 김현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아직 팀에 합류해 있는 상태이지만, 원정경기에도 동행하지 않았고 사실상 25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됐다. 이미 메이저리그 개막 주전 좌익수 자리는 물 건너 간 상태다.

결국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0.182(44타수 8안타) 2타점 3득점에 멈췄다.

김현수를 둘러싼 볼티모어의 분위기가 꽤 심각하다. 벅 쇼월터 감독은 외야수 김현수를 전력 구상에서 지운 듯하다. 김현수에게 노골적으로 마이너리그행을 제안하고 있다. 댄 듀켓 단장도 김현수에게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현지 언론도 김현수의 퇴출설에 무게를 두며 흔들기에 나섰다.

사면초가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아 보기도 전에 드러난 시범경기 부진은 치명타가 됐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수모다. 김현수에게 주어진 적응과 기회의 시간은 짧았다. 구단의 신뢰와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현수는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약 81억 원)에 사인을 하며 계약서에 마이너리그 거부 조항을 추가했다. 구단은 김현수의 동의 없이는 그를 마이너리그로 내릴 수 없다. 이 때문에 볼티모어 구단은 감독까지 나서 김현수를 압박하고 있다.

마이너리그행은 기약 없는 기회의 땅이다. 과거 볼티모어에 입단한 윤석민(KIA 타이거즈)이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만 전전하다 국내로 유턴한 전례가 있다.

김현수는 볼티모어가 야심차게 영입한 주전 좌익수였다. 수년간 스카우팅 리포트를 통해 김현수의 기량을 평가한 뒤 영입했다. 단지 시범경기 부진 탓으로 마이너리그에서 기량을 더 쌓고 올라올 필요가 없는 입증된 선수다.

선택의 시간이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때다. 좁아진 입지와 구단의 압박카드에 조급할 필요 없다. 당당히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해도 된다. 마이너리그 거부권 행사는 이 같은 최악의 위기 상황을 위해 넣은 조항이다.

선택은 김현수의 몫이다. 어떤 결정을 하던, 구단의 ‘흔들기’에 뚝심 있게 지켜야 할 것은 아직 보여주지 못한 ‘실력'이다. 그 무대는 한국도 마이너리그도 아닌 메이저리그여야 한다.

외롭고 힘들어도 버려야 살아남는다. 김현수는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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