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ICT사령탑] ① 뒷짐 진 미래부,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논란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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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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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부 관료 보신주의..국가 ICT정책 무력화

[미래창조과학부 ]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을 둘러싼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사령탑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발생한 사태라는 지적이다.

2일, 관련 업계에서는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놓고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공방전이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로 아전인수식 주장과 경쟁사 ‘흠집내기’가 과도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심지어 지난 1월에는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SK텔레콤을 향해 “CJ헬로비전 인수 추진은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약탈적 행위”라는 강경 발언을 해 파장을 낳기도 했다. SK텔레콤이 즉각 대응 간담회를 여는 등 진흙탕 싸움이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업계 전문가는 “이런 이전투구는 결국 여론을 호도해 미래부에게 압박을 가하기 위함”이라며 “그만큼 미래부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기업 논리에 끌려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심사를 위한 보고서나 입장 표명은 미래부가 조용히 기업에게 받으면 된다. 누가봐도 언론 플레이인 기업별 공청회를 묵인하는 건 시장 질서 확립 차원에서도 부정적”이라며 답답함을 나타냈다.

허가 심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담당 국장과 과장을 대거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한 점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미래부는 지난 2월 19일 통신경쟁정책과장, 통신이용제도과장 등 총 17명에 달하는 과장급 전보 인사를 실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미 결과가 정해진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인수합병 허가로 가닥을 잡은 미래부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책임론’을 최소화하기 위해 4.13 총선 직전이나 직후로 발표 시점을 잡고 여론을 살피고 있다는 주장이다.

기업이 아닌 전문가들과 소비자들의 입장을 좀 더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소비자의 경우,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악영향을 낳을 경우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시민단체측은 “미래부가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진행했지만 과연 소비자 입장을 얼마나 반영할지는 미지수”라며 “정치적 파장이나 정책적 책임을 염두에 둔 허가 심사 절차가 아닌 소비자의 권익 확대라는 측면에서 이번 사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런 논란에 대해 미래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중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고려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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