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열전, 우리는 맞수-5] 전국구 꿈꾼다…성세환 BNK금융 회장 vs 박인규 DGB금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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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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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나이는 두살 차이지만 사회 생활의 출발점은 같았다.

둘 다 첫 발을 내디딘 곳은 당시 잘 나갔던 지방은행이다. 이들은 30년 넘게 각자의 자리에서 근무하며 경쟁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오랜 경쟁의 결실도 맺었다. 각자 위치에서 지역 금융을 책임지는 최고 자리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과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의 얘기다. 

성 회장과 박 회장은 각각 1979년 1월과 7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에 입사했다. 지역 금융지주 수장에 오른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대형 금융지주사들과의 경쟁이다. 전략통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부분에서 각자의 개성을 엿볼 수 있다.  

◆ 금융지주 출범 공신…BNK 브레인 성세환 회장

1952년생인 성세환 회장은 배정고, 동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1979년 부산은행에 입행하며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지역본부장, 부행장, BNK금융 부사장을 거쳐 2012년 3월 부산은행장직에 올랐고, 다음해에 바로 BNK금융 회장으로 선임된 '뼛속까지 부산은행맨'이다.

성 회장은 2011년 금융지주 출범과 자회사 설립 때 빛을 발했다. 전략기획부와 재무기획부, 지역사회홍보부 등 경영관리그룹을 이끌던 부행장 시절이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금융지주 출범과 자회사 설립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지인들의 평이다.

지주사 출범 후에는 지주사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을 겸직했다. 이 시기에 그는 경영 계획 수립 및 사업 다각화 추진, 리스크 관리 등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이 같은 역량을 인정받아 2012년에 부산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은행장 취임 후에는 지역은행 가운데 최초로 중국에 진출해 칭다오지점을 개설했다.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금고은행에 재선정되는 등 굵직한 사업도 따냈다. 

BNK금융 회장으로 선임된 뒤에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활약하며 외형 키우기에 올인했다. 2014년 DGB금융 등 경쟁사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해 경남은행을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지난해 7월에는 GS자산운용인수에도 성공해 BNK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자산운용업에 진출했다.

BNK금융은 현재 총자산 101조원, 8개 자회사를 보유한 국내 5위 금융그룹으로 도약했다.

◆ "어떤 난관도 넘는다"…'미스터 점프' 박인규 회장

성세환 회장보다 두살 어린(1954년생) 박인규 회장은 대구상고와 영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대구은행에 1979년 7월 입사했다. 서울분실장과 서울영업부장, 경북1본부장 등을 거쳐 2009년 전략금융본부 부행장보에 올랐다. 부행장 시절에는 마케팅그룹, 공공금융본부, 지원그룹, 영업지원본부 등을 이끌었다.

부행장 퇴임 후에는 DGB금융 관계사인 대경TMS 대표로 잠시 재직했었다. 하지만 2014년 3월 대구은행장으로 복귀했고, 2014년에는 DGB금융 회장직에 올랐다.

박 회장은 스스로를 '미스터 점프(Mr. Jump)'라고 말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실제로 그는 그동안 적지 않은 난관을 헤쳐 왔다. 지난해 초에는 주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일이 찾아가 설득한 끝에 15년 만에 유상증자를 성공시켰다. 

또 경남은행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NH농협금융지주로부터 옛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 DGB생명으로 새 출발시켰다. 지방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보험업에 진출한 것이다.

◆ 입행연도 동기 두 회장…전략은 제각각

성세환 회장과 박인규 회장은 같은 해에 입행해 각각 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되는 등 비슷한 인생을 살아왔다. 하지만 조직을 이끄는 향후 전략은 상반된다. 

성 회장은 BNK금융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판단에 따라 글로벌 지역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제시한 목표도 2020년까지 총 자산 140조원 내외의 '아시아 톱 40' 금융그룹이다.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지역을 삼각 형태로 잇는 '아시아 금융 트라이앵글'을 완성해 해외 영업 네트워크도 구축할 방침이다.

반면 박 회장은 글로벌 진출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핵심 자회사인 대구은행과 DGB생명, DGB캐피탈의 경쟁력을 확충하는 한편 새로운 사업 라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사업 라인 확대를 위해 자산운용업 진출을 추진하고 M&A 시장에도 적극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저성장·저금리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차별화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 역량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자산관리(WM)와 투자금융(IB) 분야 경쟁력을 보유한 증권사 매물을 모니터링 해 2020년까지 종합 금융그룹의 틀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
▲1952년 부산 ▲배정고 ▲동아대 경제학과 졸업 ▲부산은행 지역본부장 ▲부산은행 부행장보 ▲부산은행 부행장 ▲BNK금융 부사장 ▲부산은행장 ▲BNK금융지주 회장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1954년 경북 경산 ▲대구상고 ▲영남대 무역학과 졸업 ▲대구은행 서울분실장 ▲대구은행 전략금융본부장 ▲대구은행 전략금융본부 부행장보 ▲대구은행 마케팅그룹 겸 공공금융본부 부행장 ▲대경TMS 대표이사 ▲대구은행장 ▲DGB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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