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향토기업 탐방②] 오정욱 탐라바당 대표 “농수산물 퓨전 상품으로 해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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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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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지가공 업체 포화상태 문제 지적…“정부, 업체 지원 신중해야"

오정욱 탐라바당 대표[사진=김봉철 기자 nicebong@]

(제주=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영어(營漁)조합법인 탐라바당은 1994년 해궁수산으로 출발한 수산물 유통·가공 업체다.

오정욱 탐라바당 대표(54)은 “‘바다에 집을 짓자’는 생각으로 해궁수산을 설립했고 2000년에 ‘제주 바다’라는 뜻의 지금의 탐라바당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해녀였던 어머니를 본 딴 ‘해순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옥돔, 갈치, 조기, 고등어 등을 판매하고 있다. 그는 “어머니를 걸고 하는 사업인 만큼 정직한 품질로 소비자에게 항상 만족을 주고 싶다”고 했다.

오 대표는 최근 제주도의 업계 현황에 대해 “지구 온난화와 중국 어선의 불법 어획으로 어획량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원가가 점차 높아지다 보니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또한 “젊은 인력 부족으로 한 번 바다에 나가서 40일 조업할 것을 지금은 10일 이상 못하게 됐다”면서 “물량 확보가 절실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수산물 가공업은 제품의 특성상 유독 계절을 많이 타는 단점이 있다. 오 대표는 “1년 매출의 70~80%가 추석과 구정 등 명절 시즌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경기 악화와 올해 4월 총선 영향으로 주문량이 작년 구정 대비 50% 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1년 치를 한꺼번에 사서 가공·판매해야 되기 때문에 보관비용도 부담이다. 하루에 약 1000㎏ 이상 생산되는 제품은 우체국 쇼핑을 비롯해 각종 홈쇼핑에서 주로 판매된다.

그는 인력난과 관련해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어쩔 수 없이 고용하고 있지만 요즘 들어 임금이 매년 오르고 있다”면서 “공장의 자동화가 앞으로 수산물 가공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히 오 대표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산지 가공업체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지방자체단체들이 지방비 30, 국비 30, 자부담 40으로 업체들을 지원하면서 제주도내 산지 가공업체는 포화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제주도청에 등록된 영어조합법인만 해도 50여개가 넘는다.

오 대표는 “60%가 정부 돈이니 눈 먼 돈이라고 생각해 여기저기서 뛰어들고 있다”면서 “이는 가격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고 결국 대부분 몇 년 안에 망하는데 기존 업체들은 타격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나 유관 기관에서 업력을 높이는 등 업체 지원 선정을 할 때 신중하고 꼼꼼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탐라바당은 기존 제주도 내 동종기업들의 단순 냉동 가공에서 탈피해 황게로 만든 간장게장, 고등어 및 갈치조림 등 2차 제품을 연구개발 중이다.

오 대표는 “농수산물이 잘 어우러진 퓨전 상품을 만드는 것이 탐라바당의 목표”라며 “해산물과 벌꿀을 혼합한 제품을 개발해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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