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시대 재조명] 김영삼 정부시절 고공단 재산공개 승부수…칼국수 오찬은 '청렴·개혁'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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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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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평생을 군부권력에 항거해 민주화의 삶을 살아온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후에도 자신만의 선 굵은 정치 스타일로 공직 사회 기강 확립에도 힘썼다.

1993년 2월 25일 대통령에 취임한 김 전 대통령은 이틀뒤 첫 국무회의에서 자신과 가족들의 재산(17억7822만원)을 전격 공개개하는 초 강수를 던졌다.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제도화의 신호탄이었다. 

금융실명제 실시와 함께 정경유착의 악습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정부 1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를 의무화 시킨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이것이 역사를 바꾸는 명예혁명”이라며 공직사회의 조직적인 반발도 용납하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의 공직사회를 개혁한 정책은 1993년 8월 금융실명제 발표와 95년 1월 부동산거래 실명제 도입으로 이어졌다.
 

사진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가 23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조문객들을 맞이하는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또 청와대 국무회의나 각종 회담 자리에서 제공된 ‘칼국수 오찬’은 김 전 대통령의 검소함과 개혁의 상징이었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제도를 발표한 첫 국무회의 직후 각료들과의 오찬 메뉴가 칼국수였다.

김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점심하자고 불러 대단한 줄 알고 오셨겠지만 오늘 메뉴는 칼국수입니다. 오늘뿐 아니라 앞으로도 칼국수 아니면 설렁탕일 테니 그렇게들 아십시오”라고 말했다.

취임 직후 청남대를 제외한 모든 대통령 별장을 지정 해제했던 김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여름휴가를 청남대에서 보냈다. 

청남대 공식 기록에 의하면 김 전 대통령이 이곳에 머무른 일수는 총 126일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보다는 이틀 적지만 횟수로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28회다.

김 전 대통령은 청남대를 찾아 국정 현안을 검토하며 의사를 결정했는데, 이로 인해 '청남대 구상'이라는 정치 용어가 생겨났다. 대표적인 청남대 구상으로는 금융실명제와 '역사 바로 세우기'가 꼽힌다.

청남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 휴가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새로운 청남대 구상에 대한 기대가 높았고, 예정보다 하루 늦게 청와대로 올라갈 때면 중대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어김없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집권 전에는 대단한 '골프 애호가' 였지만 청와대에 입성 뒤에는 "임기 중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공직 사회에
'골프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김 전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들과 달리 골프나 테니스를 하지 않고 산책과 조깅을 즐겼다.

YS정부 시절 행정부 관리를 지낸 한 관계자는 "당시 공직사회 기강확립을 위한 ys의 일련의 개혁 조치들과 연관이 있다"고 회상했다.

1996년에는 당시 이수성 국무총리가 "대통령이 누구에게 골프를 치지 말라고 지시한 적은 없으며 골프를 쳐도 무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 보도됐을 정도로 문민정부 시절 공직자들은 필드에 나가기 쉽지 않았다. 

이어진 정부에서도 공직자들의 '골프장 상시 출입 금지'는 암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사회운동 활성화, 정상외교 확대, 지방자치제 부활, 2002년 월드컵 유치 등도 김 전 대통령이 일궈낸 성과다.

현행 초·중·고교에서부터 대학까지의 교육제도 기틀을 잡은 1995년 5·31 교육개혁도 김영삼 정부의 공으로 평가된다. 민선 지방자치제를 부활시켜 지방분권 시대를 연 것도 김 전 대통령의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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