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유증 결정 소식에 52주 신저가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미래에셋증권의 주가가 52주 신저가로 추락했다. 

유증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과 주주가치 희석 등의 우려가 높아진 데다, 유증의 목적으로 알려진 대우증권 인수 또한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작용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날보다 6850원(17.56%) 내린 3만2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개장 직후 주가는 3만10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전날 발표한 유상증자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현 총발행주식 대비 100%인 4395만8609주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보통주 1주당 0.3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6600억원 규모로 증가하게 된다. NH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서고,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에 부여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라이선스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회사 측은 유증 발표와 함께 향후 계획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지위를 확보해 기업신용공여 및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등 신규 비즈니스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증권의 장효선 연구원은 유상증자 반영 시 미래에셋증권의 내년 주당순자산(BPS)과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25.7%, 28.5% 희석될 것이란 추정을 내놓았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대규모 증자로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50.3% 하락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예상 ROE 역시 평균 2%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이 유상증자로 총 1조2067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해 KDB대우증권 인수에 나설 방침이라고 알려진 점도 주가 하락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인수에 성공하면 자기자본만 6조원 이상으로 업계 1위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할 수 있지만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1년 대형 증권사들이 대규모 유증을 시행했음에도 ROE 제고에 실패했던 경험과 KDB대우증권 인수 실패시 자금 활용도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점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양산하며 주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들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도 줄줄이 낮추고 있다.

삼성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목표주가를 종전 7만원에서 4만원으로 낮췄고, 대신증권은 6만45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6만9000원→4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5만8000원→3만6000원), 현대증권(4만3000원→3만5000원), KB투자증권(8만원→3만8000원) 등도 목표주가를 내렸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KDB대우증권 인수 추진 보도와 관련한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매각 공고 전이라 지분 매각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고 시장의 다양한 불확실성 우려 등으로 인해 아직 검토 단계에 있는 내용"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