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징역 3년…'음주운전'은 무죄

"전방주시만 했어도 피했을 것…음주 정도 입증할 증거 부족"

크림빵 뺑소니 피의자[사진=YTN뉴스 캡처]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고의 피의자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합의22부(문성관 부장판사)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차량 등으로 구속 기소된 허모(37)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인적이 뜸한 곳에서 무단 횡단을 한 피해자의 잘못도 인정되지만 사고 장소까지 전방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전방 주시만 잘했더라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현재 진지하게 반성하고, 합의한 피해자의 유족이 선처를 요구했지만, 곧바로 자수하지 않고 뉴스 등을 통해 경찰수사 사실을 알고도 범행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논란이 됐던 허씨의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직후 19일 만에 검거됐기 때문에 사건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 농도를 추정할 수 없고, 검찰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제시한 수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허씨는 지난 1월 10일 오전 1시 30분께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윈스톰을 몰고 가다 길을 건너던 강모(29)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국민들의 관심이 큰 사건이라고 판단, 지난 5월 20일 이례적으로 사고 장소에 나와 피해자와 피고인의 과실여부를 살피는 등 현장검증까지 펼쳤다.

이 사고는 당시 피해자 강씨가 임신 7개월 된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들고 귀가하던 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크림빵 뺑소니'로 불렸다. 안타까운 사연이 인터넷에 퍼지자 한 차량 커뮤니티는 수많은 회원들이 뺑소니 차량의 추적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허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허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어려운 가정 형편을 이해하고 너그럽게 합의를 해준 피해자 유족에게 감사하다"며 "항소 여부는 피고인 등과 상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