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위안화가 SDR에 편입된다면 어떤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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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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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이 지난 4월 워싱턴에서 외신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AIIB의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성공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중국이 이번에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Special Drawing Rights) 통화 바스켓 편입을 앞두고 전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위안화의 SDR 바스켓편입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지만, 그 기세만으로는 연내 편입이 기정사실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바스켓에 포함되면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 유로화와 함께 세계 3대 기축통화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에 더해 중국은 SDR을 명실공히 글로벌 기축통화로 만들어 달러를 대체시키자는 주장을 펴며, 미국 위주의 세계금융질서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SDR 바스켓, 오직 4개통화

IMF는 세계각국이 출자한 자금으로 운영되는 국제금융기구로, 가장 중요한 기능은 외환유동성이 바닥난 국가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아픔이 있다. IMF는 SDR이라는 가상의 화폐를 발행해, 각 국의 지분별로 분배해놓고 있다. 각국은 '특별인출권'으로 불리는 이 지분에 한해 무담보로 달러나 유로 등 국제통화를 빌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IMF는 개별 국가에 구조조정 등을 협약할 수 있다. 지분을 초과하는 자금을 차입해야 한다면, IMF의 요구 조건은 더욱 가혹해진다.

SDR은 가상의 화폐인 만큼 IMF로부터 차입을 받고자 하는 국가는 자국이 보유한 SDR 가치만큼의 달러화 혹은 유로화를 차입한다. SDR의 가치는 바스켓내 통화를 가중 평균해 결정된다. 현재 SDR 바스켓에는 달러, 유로화, 엔화, 파운드 등 4개통화만이 포함돼 있다. SDR의 가치를 산정할 만큼 안전하고 신뢰할만한 통화로 이 4개통화만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SDR 바스켓에 포함되는 화폐들은 국제적으로 기축통화로 통용된다. 중국은 SDR 바스켓에 위안화를 편입시키기 위해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시절부터 오랜기간 심혈을 기울여 왔으며, 이제 그 노력의 결실을 맺으려 하고 있다.

부쩍 높아진 위안화의 글로벌 위상

◆급물살타는 위안화 SDR편입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2일 IMF는 중국으로 특별팀을 파견했다. 이들은 15일, 16일 이틀동안 상하이에서 SDR 바스켓구성에 대한 평가작업을 진행한다. 중국 인민은행 상하이총부와 상하이 외환거래센터 등 관계자들과 시보(SHIBOR, 상하이 은행간 금리) 확정기제, 위안화환율 결정 과정과 외환시장구조, 은행간채권시장 등에 대한 협상과 토론을 진행한다. 위안화의 바스켓편입에 대한 기술적인 협상이 진행중인 셈이다.

이에 앞서 IMF는 5월26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평가절상이 이뤄져 더 이상 저평가된 상태가 아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IMF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의 노력을 환영한다”면서 “위안화의 편입은 ‘만약(if)’이 아닌 ‘언제(when)’의 문제”라며 시간 문제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이어 5월 27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각국 장관들은 위안화를 IMF SDR에 편입한다는 목표에 모두 합의했다. 
 

 

◆저비용 자금조달로 부국강병

위안화가 IMF의 SDR 바스켓에 편입된다면, 일단 위안화가 IMF 공인 국제통화가 됐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리고 위안화가 각국의 외환보유액 준비통화로 인정받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각국의 외환보유고 산정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의 조건은 'SDR 바스켓내 통화 표시자산일 것'이다. 각국의 중국국채 보유량이 고스란히 외환보유고로 인정받게 되는 것.

때문에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포함되면, 각국 중앙은행은 위안화 채권비중을 늘려 외화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키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중국 무역흑자국인만큼 위안화 표시채권을 상당부분 늘려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스탠다드차타드는 위안화가 SDR 통화에 포함될 경우 2020년말까지 중국 발행 국채 규모가 62조위안(약 1경108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즈 역시 위안화가 5년 안에 국제 채권시장에서 달러, 유로와 함께 3대 채권발행 통화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국채발행이 쉬워지면 낮은 비용으로 해외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 이 자금으로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그림자금융을 해소할 수도 있고, 일대일로(해상 육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재원으로 충당할 수 있으며, 산업 업그레이드를 앞당길 수도, 강군육성을 할 수도 있다. 중국의 강대국화가 급물살을 타게 되는 것이다.

◆가장 큰 걸림돌, 미국의 거부권

IMF는 5년마다 논의를 거쳐 SDR 바스켓 구성과 비율을 정한다. 2010년 열렸던 총회에서 위안화는 바스켓 편입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받았었다. 그리고 당시 바스켓 비율을 달러 41.9%, 유로 37.4%, 파운드 11.3%, 엔화 9.4%로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편입되면 바스켓 비율이 13%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편입은 오는 10월 개최될 총회에서 결정된다. 만약 총회에서 위안화의 편입을 결정한다면, 내년 1월부터 실제 편입된다. 결정은 IMF 회원국들의 표결로 진행된다. 통화 바스켓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IMF 회원국 지분율 85% 이상의 찬성을 얻어내야 한다. 17.4%의 지분율을 보유하며 사실상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 반발하면 편입은 무산된다.

◆9월 미중정상회담 일괄타결

미국 내에서는 중국 정부의 시장 개입이 과도하고 '환율 조작'까지 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반대론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달러화에 도전하는 위안화의 거침없는 행보는 부담스럽기 그지없다. 지난 9일 두 명의 미국 상원의원들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에게 편지를 보내 최근 발생한 미 연방인사관리처(OPM)에 대한 해킹 사건 배후로 중국을 지목하면서 "중국이 해킹을 중단할 때까지 IMF는 위안화를 SDR 통화에 포함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해 현지의 부정적인 여론을 반영키도 했다. 

다만 AIIB 창립국 가입당시 우방들이 대거 중국의 손을 들어줘 미국을 머쓱하게 했던 전례가 재현될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때문에 위안화의 바스켓편입은 미중 양국의 정치적인 타결로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9월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위안화 바스켓 편입 문제는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조정되고 타개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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