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민 '직불금' 논란…'농지은행'에 분통터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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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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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지은행, 수년간 농민상대 땅 장사

  • 내가 바로 '경자유전'…행정은 "증거 대라니"

▲제주도내 농산물이 최근 유통구조의 문제점으로 산지폐기 되는 등 깊은 시름에 잠겨있다. 하지만 행정은 '밭농사직불금' 신청조차 제대로 받아주지 않으면서 농민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양배추 산지폐기 현장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원희룡 제주도정이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세워 투기·난개발 등 농지잠식을 막겠다고 강력히 천명한 반면, 일선 행정에서는 그때그때 짜맞추기식, 오락가락한 행정을 펼치면서 농민들의 가슴에 생채기가 나고 있다.

평생을 농민으로 살아온 A씨(78)는 지난 18일 오전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으로부터 ‘밭고정직불금’을 오는 22일까지 신청하라는 서문을 받고 제주도 행정관청을 찾았다가 낭패를 당했다.

농림부 지침과는 달리 지난해 신청을 한 농가일지라도, 또 농산물품질관리원 농업경영체 등록이 돼 있어도 임대 농지인 경우 무조건 임대계약서를 받아 오라는 것.

그는 농협조합원으로 농협 등으로부터 콩씨 등 종자구입부터 영농대비마저 해 둔 상황이다. 지난해도 똑같은 실랑이가 있었다.

해당 담당 공무원은 “지난해 농업경영체는 신청을 받으면서 임대기간을 기록하지 않았다” 며 “어쩔수 없이 올해 새롭게 다시 받아야 한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FTA 등 시장개방 확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의 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전키 위해 지난 2012년부터 밭농업직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속해 밭농업에 이용된 농지에 대해 재배 품목에 상관없이 밭고정직불금을 ha당 25만원을 지급한다. 감귤도 이에 해당된다.

이와 별도로 밭에 콩, 고추, 마늘, 참깨 등 26개 품목을 재배하는 경우 ha당 15만원이 추가돼 총 40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으며, 동·하계 이모작인 경우 10만원이 인상된 ha당 50만원의 밭농업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앞서 밝힌 서문의 내용이다.

A씨는 소작농으로 ‘밭고정직불금’으로 신청한 농지 건수는 지역별로 10여건에 이른다. 이중 자기 소유의 농지는 일부에 해당되며, 친족 소유로 임대중인 땅, 도내 지인들로부터 임대료를 주고 경작하는 땅을 비롯해 타지역 거주자 소유의 땅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담당직원으로부터 서류 신청을 하기 전부터 일체 거부를 당해 ha당 25만~50만원에 해당하는 직불금 신청을 포기할까 고민중이다.

A씨는 “이 돈 받아봐야 요즘 농약값,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택도 없는 돈이다. 이 공무원은 비행기 타고 가서라도 계약서를 어쩔수 받아오라는 식” 이라며 “되레 농사도 안짓는 토지주가 신청하기에 편하다, 결국 이 돈들이 비자경인에게 흘러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차계약서와 농지경작확인서 다른게 없다…농민 우롱하는 처사

도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직불제 해당 농민들의 편의를 봐주기위해 농가들에게 임대차계약서가 없을시 농지경작확인서를 받아오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지경작확인서는 임차인과 임대인 인적사항을 기재, 서명 날인토록 돼 있다.

이에 A씨는 “결코 두 양식이 다를 바가 없는데 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며 말장난이다. 농민들을 우롱하는 처사” 라며 “경작확인서에 확인여부를 달아 행정에서 통지를 한다거나, 연락처로 확인하면 전수조사 기록으로도 남을 게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여기 관청은 직불제 관련 1년에 약 50건의 민원을 처리한다고 한다” 며 “전수조사를 위해서라도 행정이 나서주면 안되겠느냐는 말에 ”따로 공문이 오면 그때 처리할 일“이라고 굳이 안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농지은행 수년간 농민상대 땅장사

행정에서는 농지은행과의 임대계약을 종용하고 있다.

직불금 역시도 농지은행과 거래했으면 이러한 불편함이 없었을 것이라고 채근했다.

농지법 제정 이후 일반인들이 거래하는 농지 임대계약를 위법으로 보고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을 통해서만 임대토록 권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의 입에서 농지은행은 공익을 벗어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농지은행의 행태를 보면 악덕 부동산 중개소와 별반 다를게 없다는 주장이다.

농지은행은 농지취득 소유자와 최초 5년 계약을 맺고 농지임대 수탁사업을 시행하면서 이에 대한 수수료로 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임대료는 지역별 관행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제주지역 일토인 경우 평당 1만원이 보통이다.

예를 들어 1년간 평당 1만원, 1000평의 농지를 알선할 경우 수수료로 250만원을 받는다. 부동산 법정 수수료 0.5%와 비교하면 50배를 더 받는 셈이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농지은행은 행정시로부터 자료를 받아 농지 소유자와 연락을 취한 뒤 임대를 알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 며 “이들이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은 행정력을 동원, 개인정보를 캐낸 뒤 불법적인 땅장사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떼인 수수료가 누구의 돈일 것으로 보느냐. 결국 부메랑이 돼 비싼 값에 농지를 임대하는 농민들의 고혈”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농어촌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도내 농지수탁 연도별 현황으로 2005년 2건·2필지·0.7ha를 시작으로 △2008년 101건·225필지·95ha △2011년 323건·564필지·188ha △2012년 379건·699필지·251ha △2013년 393건·676필지·230ha △지난해 361건·577필지·187ha △올 1분기(1~4월) 187건·294필지·102ha으로 집계됐다.

한편 도는 지난 11일부터 ‘농지 기능관리 강화 운영지침’을 마련, 농사를 짓는 사람이 농지를 취득하는 원칙을 바탕으로 한 농지개혁 시행에 들어갔다. 이날 이후 제주도내 농지를 취득하고자 하는 이는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에 대해 본인이 직접 가지 않으면 신청자체를 받고 있지 않다. 

특히 타 지역에 거주하면서 항공이나 선박을 이용해 제주지역에서 영농을 준비하는 등 영농실현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농지취득 자격 증명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는 도내 농지의 21%를 소유한 외지인들이 실제 비행기로 오가며 영농을 하는 것인지에 의심되는 등 농지가 투기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도민 우려에 따른 것이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수십년간 행정은 법령 뜯어 고치기만 수백, 수천번 해왔다. 그럴때마다 피해를 보는 건 불쌍한 우리 농사꾼들이었다” 며 “이번 ‘직불제’ 뿐만 아니라 행정이 나서서 하는 데는 상부기관이 이렇다, 저렇다에 또 시간이 흘러가면 그 뿐이고, 자리가 이동하면 나는 모르는 일 등 행정의 잘못된 작태부터 빨리 뜯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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