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현대차, 점유율 보다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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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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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솔직히 이 차 끌고 그 동네 가는 건 창피할 정도죠.”

최근 중국 상하이 출장에서 만난 한 현지인 직원과 대화 중에 가장 인상적인 말이었다. 여기서 이 차는 현대차 YF 쏘나타를, 그 동네는 푸동공항 근처 상하이 부촌(富村)을 의미한다. 현대차가 중국인에게 어떤 이미지인지 궁금해 물어보자 곧장 나온 대답이었다.

중후한 서양 석조 건축물이 줄지어 늘어선 상하이 와이탄에는 호화차들이 즐비했다. 그 속에서 검정색 제네시스 차량을 본 직원은 “차주인은 분명 한국 주재원일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중국 부자들은 아우디, BMW, 벤츠, 렉서스, 볼보, 랜드로버, 캐딜락, 인피니티 브랜드를 호화차로 보고 선호한다는 게 직원의 설명이다. 상하이 도로만 봐도 현대차의 중국내 위치를 단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는 고급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도시화가 진행되며 자전거 대국에서 자동차 대국으로 성장했다. 많은 인구와 넓은 땅덩어리 덕분에 자동차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도 중국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형 ‘신형 쏘나타’를 출시했고, 이달 국내에서 출시한 ‘올 뉴 투싼’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중국 4‧5공장 착공을 앞두고 중국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판매점을 1000개로 대폭 늘려 점유율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점유율 같은 하드웨어적인 측면과 함께 '사고싶은 차'로 구매욕을 당길만한 소프트웨어적인 측면도 중요하다. 중국의 부자 연구소인 후룬(胡潤)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중국 호화차 브랜드 특색연구 백서’에 따르면 호화차 차주 36%가 차는 친구, 16%가 차는 애인, 15%가 전우라고 대답했다. 차가 일반적인 교통수단일 뿐이라고 대답한 차주는 30%에 불과했다. 현대차가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데 물리적인 공급뿐만 아니라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중국 부호들이 타는 유럽 호화차와 중국 완성차 업체 사이에서 현대차는 ‘값싸고 좋은 차’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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