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증시 높은 문턱에 중국기업 한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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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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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도화하지 않았으나, 최근 외국기업 상장 시 유독 중국 쪽에만 엄격한 지분분산 요건을 적용해 우리 증시로 유턴하는 중국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국적에 차별을 두지 않는데다, 되레 해외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어 이런 예상에 더 무게가 실린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 증시 상장을 목표로 국내 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중국기업은 현재 7곳에 이른다.

이미 상장돼 있는 중국기업 수가 9곳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로, 조만간 차이나주가 거의 2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를 주관사로 삼은 중국기업이 3곳, NH투자증권은 2곳이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도 나란히 1곳씩 맡았다.

신한금융투자는 헝성(애니메이션·아동용품), 로스웰(자동차부품), 크리스탈홀딩스(인공운모)와 주관계약을 맺었다. NH투자증권도 펑위(제분), 국휘유한공사(스포츠용품)를 상장시킨다. 한국투자증권이 트리폴엑스(바이오)를 유안타증권은 골든센츄리(농기계부품)를 맡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증시에 노크하는 중국기업은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대만 정부는 현재 중국기업에 대해서만 실질적인 중국인 지분이 30% 이상일 경우 상장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대만증시에서는 달마다 영업실적을 공시할 것도 요구하고 있어, 우리보다 의무가 까다롭다.

예를 들어 골든센츄리는 애초 대만 상장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중국기업에만 적용하는 이런 조건을 맞추기 어려워 우리 증시로 발길을 돌렸다. 우리 거래소는 국적에 따른 차등 없이 국내외기업을 동일한 조건으로 심사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골든센츄리는 대만 상장을 준비했다가 불발되면서 호주로 눈을 돌렸었다"며 "그러나 우리 회사 황웨이청 대표가 적극 나서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기업은 자국에서 상장도 쉽지 않다. 여기에 같은 언어권인 대만증시 상장도 어려워지자 우리 증시를 대안으로 검토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주방가구나 정보기술(IT), 제약업체를 중심으로 물밑에서 우리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기업이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규 상해에셋플러스 대표는 "중국은 최근 10년 동안 누적돼 온 비유통주 문제로 신규상장을 최대한 억제해왔다"며 "현재 중국은 상장신청서를 낸 회사만 10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중국기업이 모국에서 상장 문턱을 넘기가 벅찬 만큼 해외상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만 정부가 중국기업에 대해서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이유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우리 증시에서도 일부 중국기업이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로 논란을 초래했던 만큼 보완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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