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개 트로피 남발한 'MBC 방송연예대상'…결핍과 지루함은 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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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30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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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상암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진행된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사회를 맡은 김성주와 김성령, 박형식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무려 51개다. MBC가 세 시간 남짓 진행된 ‘방송연예대상’에서 나눠준 트로피 개수다. 공동수상은 물론이고 기준도, 근본도 없는 상을 남발했다. 그 덕에 시청자는 최소한 51가지의 수상소감을 참아내야 했으며, ‘우정상’과 ‘베스트 팀워크상’의 차이가 무엇인지, ‘신인상’과 ‘올해의 뉴스타상’이 다른 점이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공동수상은 시상식 처음부터 시작됐다. ‘신인상’을 송재림, 헨리, 유라, 혜리 무려 네 명이나 수상한 것. “이런 큰 상을 받아 정말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던 혜리의 수상소감이 유난스러워 보였던 이유다. 그래도 시상식 초반이라 귀를 열고 들었다. 하지만 1부 시상식 말미에 올해의 뉴스타상이라며 강남, 파비앙, 육중완, 남궁민, 홍종현, 김소은, 임준형 등 7명의 이름을 부를 땐 경악을 감출 수 없었다. 7명이 함께 무대에 올라 대단한 상이라도 받은 양 놀란 표정을 짓거나 감격에 겨워할 때에는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주로 뮤직·토크쇼 부문과 버라이어티 부문으로 나눠 시상했는데 그것을 또 인기상, 특별상, 우수상, 최우수상으로 나누더니 우수상은 또 남녀를 구분해 상의 개수를 늘렸다.

연예대상에서 ‘인기상 가수 부문’ ‘특별상 가수 부문’이라는 이름으로 엑소, 케이윌, 시스타에게 트로피를 건넬 때에는 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연예대상’에서만 볼 수 있는 맛깔스러운 축하무대도 기대 이하였다. 전통 코미디 프로그램을 폐지한 탓에 공채 개그맨의 시상식 참여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캐릭터 로라로 분장해 코에 바람을 잔뜩 넣고 걸스데이의 ‘달링’을 부른 정준하만이 제 몫을 다했다. 헨리의 바이올린 연주는 이미 SBS ‘스타킹’에서 여러 번 본 것이라 감동도 웃음도 자아내지 못했고, ‘나 혼자 산다’ 팀이 보여준 비의 ‘라송(LA SONG)’는 산만하고 난잡했다.

‘연예대상’을 보면 지난해의 예능프로그램이 한눈에 보이는 법이다. MBC ‘방송연예대상’은 참담했던 2014년 MBC 예능 성적표를 요약하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해를 기약하는 ‘방송연예대상’을 이렇게 지루하고 따분하게 꾸민 MBC가 2015년에 어떻게 참신하고 건강한 웃음을 줄지 벌써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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