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대표 출마, 과거권력 ‘朴’ VS 현재권력 ‘文’ 경쟁 본격화 …3대 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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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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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사진=문재인 블로그 ]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29일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제1야당의 2·8 전국대의원대회(전대)가 양자(문재인 대 박지원) 구도로 재편됐다.

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패배하지 않는,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차기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친노(親盧·친노무현)그룹 좌장인 문 의원은 이 자리에서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김근태 의장의 정신과 가치만 남기겠다”며 20대 총선 불출마 및 계파 해체를 승부수로 던졌다. 앞서 박 의원은 강한 야당론을 전면에 내걸고 차기 당권 도전을 천명한 바 있다.

2016년 의회권력 탈환과 2017년 정권 교체의 바로미터인 새정치연합 2·8 전대가 양자구도로 좁혀짐에 따라 차기 당권을 둘러싼 친노그룹과 비노(非盧·비노무현)그룹 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친노그룹 좌장인 문 의원과 동교동계인 박 의원이 전진 배치되면서 ‘영남(문재인) 대 호남(박지원)’, ‘참여정부 비서실장(문재인) 대 국민의정부 비서실장(박지원)’ 구도를 형성, 민주정부 내부 경쟁에 화룡점정을 찍게 됐다. 과거권력인 박 의원과 현재권력인 문 의원의 한판 대결이 본 궤도에 오른 셈이다.

◆文 ‘민심’ VS 朴 ‘당심’…대세론과 대안론 대충돌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민심’과 ‘당심’에서 뚜렷이 구분되는 양 후보의 ‘강점 극대화·약점 극소화’ 전략의 성공 여부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48.0%(1469만 2632표)로 야권 후보 사상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문 의원은 민심(民心), 동교동계와 비노그룹을 대표하는 박 의원은 당심(黨心)에서 ‘비교우위’를 각각 가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문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문재인 의원실 ]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2월 마지막 주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결과에 따르면 문 의원은 지난주 대비 1.5%P 오른 16.3%로 11주 연속 1위를 지켜오던 박원순 서울시장을 밀어냈다. 박 시장(14.6%)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13.7%)가 2∼3위를 기록했고, 박 의원은 순위에 들어있지 않았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2일∼13일 이틀간 실시한 새정치연합 차기 당 대표 후보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도 문 의원은 24.7%로 1위에 올랐다. 경쟁자인 박 의원(7.1%)은 3위에 그쳤다.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의원은 10.7%로 2위였다.

반면 여론조사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0~22일 사흘간 새정치연합 대의원을 상대로 한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는 박 의원이 31.1%로 1위를 나타냈다. 문 의원의 지지도는 24.4%에 불과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의원은 17.3%였다.

◆ 호남-정세균계 표심 촉각…전대 흥행과 프레임도 변수

특히 대의원 지역별 조사에서 박 의원은 호남(23.7%)을 비롯해 서울(40.8%)과 경기·인천(32.0%), 충청권(32.7%) 등에서 1위를 기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지원 의원. 박 의원은 29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문재인 의원과 본격 경쟁을 펼치게 됐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문 의원(32.6%), 박 의원(28.3%)과 정 의원(14.7%)의 순이었다.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권 주자인 문 의원이 당내 경선에선 ‘대세론’을 형성하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호남에 강점을 지닌 박 의원과 열린우리당 창당 원죄론에 시달리는 문 의원의 ‘호남 끌어안기’ 경쟁이 불을 뿜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새정치연합 2·8 전대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 및 국민 25%의 룰에 의해 실시되는 만큼 문 의원이 전대 과정에서 ‘노무현의 그림자’를 벗어던지지 못할 경우 ‘박지원 바람’에 일격을 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직전 전대인 지난해 5·4 전대에서 비노를 앞세운 ‘김한길 체제’가 출범한 것도 문 의원으로선 부담이다.

문 의원이 이날 전대 출마 기자회견에서 총선 불출마 및 친노 해체 등 기득권 포기를 승부수로 띄운 것도 이 같은 친노 후보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문제는 절대적 대세론을 형성하지 못한 문 의원이 총선 불출마 및 친노 해체만으로는 ‘비욘드(Beyond) 노무현’을 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친노 패권주의의 해소는 문 의원 개인의 기득권 포기가 아닌 ‘친노의 2선 후퇴’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당시 친노진영은 2선 후퇴를 둘러싼 격론만 펼치다가 새누리당의 친박(親朴·친박근혜) 2선 후퇴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지지율 골든크로스’를 놓친 바 있다. 인물과 조직에서 친노와 비노로 양분한 이들의 승부가 정치 이슈 등 구도 싸움에서 결정날 것이란 분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15% 안팎의 지지도를 보인 정 의원의 표심도 변수로 꼽힌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정세균계 표심과 관련, “정 의원은 끝까지 중립을 지킬 것”이라며 “사실상 범친노이기도 하지만, 문 의원 쪽으로 급속히 쏠리지는 않을 것 같다. 절반씩 표가 분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새정치연합 전대 변수로 △전대 흥행 가능성 △결과 예측성 △정당 변화 가능성 등을 꼽은 뒤 “결과 예측성은 흥미롭지 못한 상황이지만, 문 의원의 등장으로 흥행과 정당 변화 가능성을 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전대는 당의 지지를 오롯이 담아내는 문 의원과 호남 지지를 대표하는 박 의원의 싸움”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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