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업체의 여유로운 추격…한국은 ‘발등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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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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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한국철강협회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 유입으로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중국 철강업체들이 구조조정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한국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기존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경영 방침을 전환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철강협회와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철강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중은 2012년 기준 1.54%로 12차 5개년 경제계획(12.5규획)에서 제시한 목표치 1.5%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의 R&D 비중 확대는 2009년 1.2%에서 2011년 1.57%를 기록하는 등 이미 질적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가 빠르게 진행됐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한국의 철강업체들은 아직도 전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1%를 하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철강업체들의 연구개발비중은 지난 2011년 0.7%에서 2012년 0.8%로 소폭 증가했으나 2013년 다시 0.7% 수준으로 감소했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철강업계의 R&D 투자 규모는 5854억원으로 전년보다 10.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철강협회는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연구개발투자비는 0.7% 수준이다. 일관제철 업종을 제외하면 연구개발투자비는 미흡한 상황”이라며 “다만 세계 철강시장의 과잉공급 상황에서 고부가제품의 개발을 통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의 기술투자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철강재 수입 품목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그간 중국으로부터 H형강과 철근 등 봉형강류 제품을 주로 수입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연도강판과 냉연강판 등 기술력이 요구되는 판재류의 수입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협회가 집계한 아연도강판과 냉연강판의 지난 10월까지 누적수입량은 각각 전년 대비 2.5%, 2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중국 철강업체들이 자동차용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을 바짝 추격중인 점도 우려스럽다. 중국의 바오산강철이 올해 초 실무진을 파견해 한국 공장 건립을 타진한 바 있고, 지난 3분기 한국GM측에 자동차용 강판의 납품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춰 제시한 점 등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가 관리중인 허베이강철과 보산강철, 안산강철 등은 자동차용 고기능성 판재류와 에너지용 강관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제품군은 우리 대표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경쟁제품군이다.

철강업계는 현재 우리나라 업체와 중국 철강업체간의 기술격차를 약 2년 정도로 보고 있다. 여기서 2년이란 같은 설비를 도입할 경우 가장 먼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데 있어 우리가 2년 더 앞선다는 것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는 현재 보유중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강 분야에 있어 중국 철강기업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이 오래된 설비를 폐쇄하고 새로운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고, 연구개발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업체들도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투자확대 및 정부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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