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내년 100엔 당 원화 환율 800원대 중반까지 하락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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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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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내년에는 100엔당 원화 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제2의 IMF외환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제기됐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회장은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과 아시아금융학회(회장 오정근) 공동으로 25일 오전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2층 사파이어룸에서 열린 ‘추락하는 원·엔환율,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환영사와 토론을 통해 “1997년과 2008년 한국 외환위기는 미국 금리인상과 엔저에 따른 원·엔 환율 하락으로 경상수지가 악화되어 발생했는바 내년 중반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금리인상은 이미 2012년 6월 이후 56%나 절상된 원화의 엔화에 대한 절상을 더욱 가속화시켜 내년에는 100엔 당 원화 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오 회장은 “G20회의에서 합의하고 국제통화기금도 인정한 ‘자본이동관리원칙’을 토대로 △핫머니 등 무분별한 자본유입에 대한 거시건전성 차원의 규제, △외환시장 교란에 대한 질서 있는 외환시장 개입은 물론 △전향적인 금리 환율 정책조합 운용 △불황형 흑자 교정을 위한 내수 진작 △한국의 입장과 정책에 대한 국제적 공감 확대를 위한 국제금융외교 강화 등 다각적이고 전향적인 대책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실장도 “미국 통화정책 기조 정상화로 달러는 1970년대 이후 3차 달러 강세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 일본 경상수지 적자 전환 등으로 엔화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어 중장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이 140엔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원화는 달러화 강세에 편승해 어느 정도 약세 흐름을 보이겠지만 경상수지 흑자기조,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정부의 내수 부양의지 등 펀더멘탈 요인이 약세폭을 제한하면서 원·100엔 환율은 800원대 수준까지 하락할 여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경제연구실장은 “2012년 하반기 이후 엔화 약세가 주기적으로 발생해 엔저현상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 커지고 있다”며, 그 배경으로 △미국 경기회복 가시화로 미·일 간 금리 격차 확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정책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엔화의 상대적 약세 지속 △일본의 소비세 인상 이후 경기회복세 둔화로 추가적 확장통화정책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에 내년 엔·달러 평균 환율이 116엔을 기록할 경우 한국의 순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제성장률이 0.27%p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흥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분석실장은 “일본은 과거 엔고로 인해 정체를 나타내고 있던 수출증가율이 엔저에 힘입어 크게 회복하는 모습을 나타낸 반면, 한국은 2011년부터 수출 증가세가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수출 상위 100대 품목 중 일본수출 상위 100대 품목과 55개 품목이 중복되고 있고 이들 품목 수출이 한국 총수출의 54%를 차지하고 있어 원·엔 환율 하락은 한국경제에 어려움을 초래함은 물론 엔저에 따른 엔캐리트레이드 자금 유입 증가는 한국외환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삼모 동국대 교수는 “원·엔 환율과 원·달러 환율이 한국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대략 비슷한데 최근 원·달러 환율보다 원·엔 환율의 절상폭이 훨씬 커서 원·엔 환율의 절상 무역수지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외환시장 불안정을 줄이는 미세개입 △내수진작으로 환율절상을 초래하는 과도한 무역수지 축소 △한국은행 금리 추가 인하 △기술력 확보, 수출 시장 다변화, 환위험 헷징 및 기업의 노력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달러 강세로 엔 약세는 가속화되고 있는 반면 원화는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주식순매수 지속으로 약세전환에 제약을 받음으로써 원·엔 환율이 속락하고 있다”며, “그 결과 수출증가율 급락, 기업영업이익 악화 등 한국경제에 큰 충격 초래하고 있어 과거 유사한 원·엔 환율 하락 이후 위기를 겪었던 1997년 2008년과 같은 위기가 재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만우 새누리당 국회의원도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계속되고 있는 엔저 지속은 우리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채산성을 악화시킬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하고, 내수 부진 속에서 원·엔 환율 하락으로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었던 수출마저 타격을 입는다면, 우리 경제가 깊은 침체의 골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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