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케밥 썰다 쫓겨난 터키 자원봉사자 "왜 터키는 형제의 나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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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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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케밥 자원 봉사자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흔히들 터키를 ‘형제의 나라’라고 한다. 터키와 한국의 우애는 6세기로 올라간다.

역사적으로 돌궐족 후예인 터키는 돌궐 동맹국이었던 고구려 후손인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생각한다. 터키는 63년 전 한국전쟁에 1만5090명의 병사를 보내 우리를 도왔다. 

2002월드컵이 언제인지 모르게 아득하지만 터키 스포츠 뉴스 시그널에는 아직도 태극기와 터키 국기를 든 한국소녀가 등장한다.

이처럼 우리를 생각하는 그들의 마음은 애틋한데, 외사랑인가보다. 형제의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진도에 모인 터키인들이 쫓기듯 현장을 떠난 사건이 발생했다.

24일 오전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터키 인들이 모여 케밥 지원 자원봉사를 했다. 새끼를 잃은 슬픔에 밥도 못 넘긴다는 실종자 가족을 위해 케밥을 들고 한달음에 달려왔지만 이들은 막 정오를 조금 지나 쫓기듯 자리를 떴다. 케밥은 아직 수십 명이 먹고도 남을 만큼 있었다.

이들은 케밥을 준비 중인 간이식탁 밑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합니다’란 문구의 플래카드를 걸었다.

사고 가족들과 아픔을 나누겠다는 의지는 강했지만 종종 항의가 들어왔다.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숙연한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운 날씨에 케밥을 썰던 봉사자들은 “진도군청의 허가를 받고 개인자격으로 찾았는데 심려를 끼친 듯하다”며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내자는 우리의 목적이 제대로 전달됐기를 바란다”고 문전박대당한 자신의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형제들 걱정에 바빠 보였다.

‘형제의 나라’를 위해 먹을 것을 싸들고 달려온 그들이 쫓겨날 만큼 잘못한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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