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을질'하는 공직자들...국민 위한 ‘개념’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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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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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오세중 기자 = 세월호 침몰로 국가 전체가 슬픔에 빠진 가운데 현장에서 일부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동행한 것으로 보이는 안전행정부 감사관 송영철 국장은 지난 20일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 대표와 회의를 마친 뒤 사망자 명단이 적힌 상황판 앞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려다 가족들의 분노를 샀다.

극도로 흥분한 가족들은 "우리는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데 이게 기념할 일이냐"고 반발했다.

안행부는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송 국장의 직위를 박탈하고 대기발령 조치했다. 청와대는 다음날인 21일 "일벌백계차원에서 사표를 즉각 수리하고 (송 국장을) 해임조치했다"고 밝혔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첫날인 지난 16일 오후 4시경 구조된 단원고 학생들이 있는 전남 진도체육관 진료소에서 컵라면을 먹다가 언론에 포착돼 논란을 빚었다.

난리통인 현장에서 서 장관이 팔걸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 라면을 먹는 장면이 학부모와 구조된 학생들이 차가운 바닥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에 대비되면서 인터넷 상에서는 ‘황제라면’이라는 비아냥과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 장관은 처신 문제는 18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안산의 단원고 학생 이모 군의 빈소에서 장관이 수행원 3-4명을 대동하고 나타났고, 수행원은 유족에게 “교육부장관님 오십니다”라고 귀엣말을 건넸다.

이에 유족은 수행원을 향해 “장관 왔다고 유족들에 뭘 어떻게 하라는 뜻이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서 장관은 짧게 대신 사과하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또한 이 장례식장에 유족의 편의를 도우려 경기도교육청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 장례식장 입구에서 서 장관의 모습이 보이자 90도에 가깝게 허리를 숙여 불편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장관은 고위 공무원으로서 주위에 대한 배려없이 자신 위주의 행동으로, 아랫사람은 상사 모시기에만 힘을 쏟는 모습으로 '갑질', '을질'에 익숙한 공무원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회의원들의 무개념 행동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정부 부처와 각계에서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음주자제령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새누리당 파주시장 예비후보들은 합동연설회에서 헹가래를 치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또한 세종시장 후보로 선출된 유한식 현 시장도 지난 18일밤 ‘폭탄주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광주시당위원장은 20일 광주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국회의원 임내현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마라톤을 뛰어 비난을 받았다.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은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색깔론을 들고 나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한 위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다"라며 "국가 안보조직은 (좌파단체를) 근원부터 발본 색출해서 제거하고, 민간 안보 그룹은 단호히 대응해 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민과 사회전체가 집단 우울 증세를 호소하는 등 슬픔을 함께 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고위공직자와 의원들의 행태에 시민들의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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