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가 완연한 가운데 최근 호주가 정책금리를 올리면서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금융 권역별로 기준금리 인상이 수익성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느라 분주하다.
보험업계는 기준금리 인상이 채권금리를 끌어올려 투자영업이익에서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도 대출금리가 올라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조달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팽배하다.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호주가 정책금리를 인상하면서 출구전략을 천천히 시행하자는 주요 20개국(G20)의 공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향후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강력한 발언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르면 11월쯤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상이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높은 운용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진익 보험연구원 재무연구실장은 "금리가 올라가면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높아져 투자영업이익 개선을 노릴 수 있다"며 "특히 투자자산 중 채권 비중이 높은 보험사일수록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승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생명보험사의 경우 기존에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팔았기 때문에 자산운용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야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며 "손해보험사는 상품 만기가 짧아 이자 부담이 없는 만큼 투자영업이익 개선폭이 더욱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가 인상되면 공시이율이 따라 올라 보험사의 이자마진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진 실장은 "공시이율을 산정할 때 은행 수신금리와 채권금리 등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오르면 공시이율도 동반 상승하게 된다"며 "공시이율이 높아지면 고객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이 많아져 수익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 연구원은 "최근 보험 상품은 확정금리형보다 금리연동형이 훨씬 많다"며 "시중금리 등락에 따라 공시이율도 유연하게 변동할 것으로 예상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도 일단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지만 기업 및 가계 부실과 조달비용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시중의 단기금리도 따라 오르기 때문에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지게 된다"며 "이는 순이자마진(NIM)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오르면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대출금리가 인상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다만 중소기업이나 개인 대출자의 부도율 및 연체율 등이 높아지는 부작용은 우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 확보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CD금리 등 단기금리가 오를 경우 조달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며 "또 대출금리 인상폭이 예금금리 인상폭을 훨씬 웃돌 경우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 있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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