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세계최강 노조 UAW, 파산엔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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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2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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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년 역사의 GM이 한 순간에 몰락한 것은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정타를 날린 것은 전미자동차노조(UAW)였다. GM노조는 UAW의 지부다.

파업을 무기로 경영에 간섭해 식물회사로 만든 노조의 과오는 실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 GM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1980년 45%에서 올해 1분기 18.6%로 급격히 줄어든 것만 보면 알 수 있다. 점유율이 줄어드는 상황에도 과도한 경영참여와 임금인상, 복지혜택을 요구해 몰락을 부채질했다. 세계 경제에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복지혜택만 보면 귀족노조를 넘어선 ‘황제노조’ 수준이다. 구조조정이나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려해도 반드시 노조의 동의를 받게 했다. 수익성과 관련 없이 무조건 공장가동률을 80%로 유지토록 했다. 생산량 조절 자체를 막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동력을 끊은 셈이다.

또 경영현실이나 물가·경기·수익 등에 아랑곳하지 않고 회사를 압박해 생산직의 실질임금을 올려왔다. 파업을 무기로 옥죄기 때문에 GM도 어쩔 수 없었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퇴직자와 그 가족에 대한 노조의 한없는 안배다. 의료보험과 연금비용 즉 유산비용(legacy cost)을 종신토록 지급하게 했다. 회사로서는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일시 해고를 할 경우는 5년간 평균임금의 95%를 지급하게 했다.

도요타가 1대당 100달러 미만인 것에 비해 GM 등 빅3는 유산비용으로 1대당 약 1360달러를 쓴다. 미국이 공공의료보험이 취약하다고 하지만 도요타보다 13배나 많은 비용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당연히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회사와 동반자 관계인 노조가 복지비용 과다 지출을 부추겨 경영악화를 부채질한 셈이다. 결국 미국 자동차산업을 몰락시켜 세계 실업률 확산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아 UAW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자동차 노조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쌍용차는 노조가 평택공장에서 옥쇄파업을 한 달째 벌이며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주간연속2교대제를 놓고 사측과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급기야 내분까지 일어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UAW 사례에서 보듯 경영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 펼 경우 동반 몰락하게 된다”며 “GM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현실을 직시해 위기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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