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그녀들이 외출했다, 그리고 대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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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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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아내들의 외출’, 내안의 나 들여다보기

연극 '아내들의 외출'은 현대 여성들이 겪는 내면의 아픔과 치유법에 대해 얘기한다.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대합실에선 여자 세명이 하룻밤을 지새우고 있다. 엄마와 딸, 며느리가 함께 미국 여행을 떠났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그만 놓치고 만 것. 이 세 사람은 각기 다른 ‘마음속의 병’을 간직하고 있다. ‘미국 여행’은 이들의 문제를 하나하나씩 꺼내놓게 하는 계기가 된다.

엄마 임문경(손숙 분)은 젊은 시절 남편의 외도로 마음 고생을 하다 남편과 사별한 후 지금은 증오와 그리움, 상처로 인한 심리적 변화를 겪고 있다.

40세 딸 오지영(이선주 분)은 조기폐경으로 우울증을, 며느리 유난희(소희정 분)은 슈퍼우먼이 돼야한다는 강박관념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가족이지만 서로의 마음과 상처에 대해 잘 몰랐던 한 가족, 세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여성, 어머니, 주부, 가족, 인간이 겪는 내면의 아픔과 진실, 치유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는 뭘 기다리는 걸까?
우리는 너무 우리 안에만 있었나봐.
우리도 우리 안을 모르면서.
제일 마음대로 안되는게 마음이에요.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딸 오지영은 극중에서 이렇게 말한다. 자기 자신도 느끼지 못했던 문제가 여행을 통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되면서 혼란스러워한다. 이는 곧 우리가 간직한채 살아가고 있는 마음의 문제와도 맞닿는다.

유쾌한 에피소드를 통해 전달되지만 그 속엔 불안감과 쓸쓸함, 외로움도 함께 전해져온다.

이 연극에서 가장 상징적인 부분은 삼면으로 만들어진 거울에 세 등장인물이 서로 대면하는 장면이다.

거울은 자기 자신을 투영시킴과 동시에 타인을 투과시키면서 내안의 ‘나’와 ‘또 다른 나’의 모습을 형상화시킨다.

결국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구한다. 세 여자의 심리를 대변하는 조명과 음악 또한 극의 흐름을 돕는다.

연극이 끝난 후엔 정신과 전문의와 함께 대화하는 시간도 갖는다. 내안의 나를 들여다보게하는 작품. 17일까지 코엑스아트홀서 공연된다.배우 손숙, 이선주 ,소희정, 김태근 출연. 입장료 3만 5000원. 문의 3272-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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