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복지·보건·의료 등 기관별로 흩어진 행정 데이터를 연계해 자살 위험 요인을 종합 분석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 정신건강 문제 등 복합적인 자살 위험 요인을 분류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자살예방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데이터 기반 자살예방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국가데이터처의 사망원인통계를 중심으로 관계기관이 보유한 복지·보건·의료 분야의 행정 데이터를 연계한다. 자살 사망자와 비교집단의 특성을 분석해 자살 위험과 관련된 요인을 찾아내고, 여러 위험이 어떤 과정을 거쳐 축적되는지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자살 예방에 필요한 정보가 여러 기관에 분산돼 있어 위험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실제 지원 정책으로 연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김 차장은 "자살 위험은 실업과 부채, 질병, 사회적 고립 등 여러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누적되는 과정에서 높아질 수 있다"며 "자살 위험이 왜 발생하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 심화되는지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역별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데이터 활용 체계도 강화한다. 지방정부가 자살 사망 관련 통계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관과 확인 가능한 정보의 범위를 넓히고, 자살 사망자가 증가하는 등 주요 변화가 나타났을 때 이를 알려주는 기능도 개선한다.
김 차장은 "지역의 인구구조와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라 자살 양상이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지역별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 결과를 지역 실정에 맞는 예방 정책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동·청소년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심리부검의 실효성도 높인다. 정부는 19세 미만 자살 사망자의 심리부검 과정에서 교육부와 교육청, 학교 등 관계기관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자살예방법을 개정했다. 경찰청의 자살 동기 조사 방식도 개편한다. 현재는 주된 동기 한 가지를 중심으로 분류하고 있어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자살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국가데이터처·경찰청 등과 협력해 기존 자살 동기 분류체계를 세분화하고 표준화할 방침이다. 가족관계와 학업, 직업,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정신건강 및 질병 등을 포함한 위험 요인 분류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AI를 이용해 사건 개요와 행정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복합적인 위험 요인을 분류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한편 이날 발표에 따르면 최근 자살 사망 통계에서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8월 잠정 집계된 자살 사망자는 1078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7명(8.3%)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올해 1∼8월 누적 자살 사망자도 전년 동기보다 1117명(11.6%) 감소했다. 다만 정부는 월별 통계가 잠정자료인 데다 단기간의 감소만으로 특정 정책의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데이터를 연결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을 연결하는 데 있다"며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제때 발견되고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자살예방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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