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장관은 이날 필리핀에서 열린 제1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본회의에서 "지난 9월 군사분계선 이남에서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하던 우리 장병들이 북한이 설치한 지뢰의 폭발로 큰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도발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서로 묻고 확인할 소통 통로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라며 "소통이 단절된 상황에서는 상대의 의도를 확인하기 어렵고, 상호 간 불신과 긴장은 추가적인 충돌과 위기로 확대될 위험이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화는 위기를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라며 "대한민국은 작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제안했으며, 북한이 이에 호응해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낮 12시 30분께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2일 이후 17일 만이다. 군 당국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이번 발사는 우리 정부가 북한에 군사당국 회담을 공식 제안한 지 엿새 만에 이뤄졌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3일 군사분계선(MDL) 위치에 대한 남북 간 인식 차이를 해소하고 군 통신선 복원과 접경지역 우발적 충돌 방지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군사당국 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탄도미사일 발사를 이어가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대화 채널 복원과 군사적 긴장 완화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지뢰 도발을 둘러싼 남북 간 갈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2일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이남에 매설한 지뢰로 우리 장병들이 부상한 사건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북한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이에 북한은 지난 25일 안보리 의장에게 반박 서한을 보내 지뢰 폭발 사건이 한국이 조작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진행 중인 국경 요새화 작업이 정당한 주권 행사라며 오히려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문제 삼았다.
남북이 국제무대에서 지뢰 도발의 책임을 둘러싼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실질적인 후속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 장관은 앞서 북한의 지뢰 도발에 대해 단계적인 '상응 조치'를 언급한 바 있지만, 이날 본회의 연설에서는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지적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응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정부가 유엔 안보리 서한 발송과 군사회담 제안 등 외교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까지 지뢰 도발에 직접 상응하는 별도의 가시적인 조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대화 제안에 응하지 않은 채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행동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할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향후 한반도 정세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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