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무자격 업체에 공사를 맡기고 대금을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로 기소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에게 징역 5년이 구형됐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영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차관의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황승호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에게는 징역 5년, 관저 공사업체인 21그램의 김태영 대표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기존 공사업체의 인테리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친분이 있는 21그램으로 업체를 바꾸면서 범행이 시작됐다고 봤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시공도 맡았던 업체다.
특검은 "대통령 배우자가 오로지 개인 취향을 관철할 목적으로 공적 권한을 남용해 국가계약에 부당 개입한 사건"이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대통령비서실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범행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에 대해서는 청와대이전TF부터 대통령비서실까지 관저 이전 실무를 책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검팀은 "김건희가 지정한 업체가 무사히 공사를 수행하도록 정부청사관리본부에 부당한 요구를 하고, 명의대여와 허위 계약 체결 등 다수의 불법행위를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사건 당시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던 김 전 차관과 황 전 행정관은 2022년 관저 이전 과정에서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21그램이 공사를 맡도록 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건설업체 임원들에게 21그램에 건설사업자 명의를 빌려주거나 명의 대여를 위한 교섭을 하도록 하고,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직원에게 내부 절차를 어겨 21그램과 공사 계약을 체결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 대표를 포함한 세 사람에게는 약 16억원을 편취한 혐의도 적용됐다. 특검팀은 이들이 21그램의 초과 공사비를 보전하려는 목적을 숨긴 채 다른 건설업체 명의로 추가 공사 계약을 맺어 행안부와 조달청 공무원들을 속였다고 판단했다.
김 전 차관과 황 전 행정관은 공사 감독과 준공검사 의무를 다하지 않고도 검사를 실시한 것처럼 공문서를 작성해 행사한 혐의도 받는다. 황 전 행정관과 김 대표에게는 감사원 감사 당시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하거나 허위로 진술한 혐의도 있다.
김 전 차관 측은 절차상 문제와 범행의 고의는 구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계약 체결 전 공사가 시작됐고 계약이 나뉘었으며 준공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미 시작된 공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일 뿐 처음부터 불법을 계획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전 차관은 관저 공사비 지급을 위해 정부 예산을 불법 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기소한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은 지난 16일 김 전 차관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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