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청도의 재발견 ②] 청도군, 대경선 연장 넘어 대구 생활권으로…정주지도 바뀌나

  • 경산~청도 24㎞ 연장 추진…기존 경부선 활용해 광역철도 연결 구상

  • 광역환승제 이미 청도까지 확대…철도 연장 땐 통근·통학 생활권 변화

  • 인구감소 대응·생활인구 확대 맞물려…교통망만으로 정주효과 담보 어려워

사진코레일
[사진=코레일]


청도에서 대구는 멀지 않다.

행정구역은 경북이지만 일자리와 병원, 대학, 쇼핑 등 주민의 일상은 이미 대구·경산과 상당 부분 연결돼 있다. 2024년 말 대구권 대중교통 광역환승제가 청도까지 확대되면서 버스와 도시철도, 대경선을 하나의 환승체계로 이용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춰졌다.

여기에 현재 경산에서 끝나는 대경선을 청도까지 연장하는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청도와 대구권의 거리는 한층 더 좁아지게 된다.

청도군이 기대하는 변화도 단순히 철도 한 노선이 늘어나는 데 있지 않다. 출퇴근과 통학, 의료와 소비까지 일상적인 이동이 광역철도로 연결되면 청도가 대구권의 관광 배후지가 아니라 하나의 생활권으로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관건은 교통망의 확장이 실제 정주로 이어지느냐다.
 

경산에서 청도까지 24㎞…대경선의 다음 종착지 될까


대경선은 기존 경부선 철로를 활용해 구미~대구~경산을 잇는 61.8㎞ 광역철도로 2024년 12월 운행을 시작했다.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철도로 출퇴근 시간에는 19분, 평시에는 25분가량의 간격으로 운행한다.

청도군은 이 노선을 경산에서 청도까지 24㎞ 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군이 추산한 총사업비는 428억원으로 국비 243억원, 도비 52억원, 군비 133억원이다. 별도 노선을 새로 건설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경부선 여유 선로를 활용한다는 구상이며, 사업이 현실화하면 청도~경산 이동시간은 13.9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청도군은 2022년 6월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에 착수했고, 2024년 4월 경상북도를 거쳐 국토교통부에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신규사업 반영을 신청했다.

박권현 청도군수도 지난 8일 서울에서 김태병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을 만나 대경선 청도 연장의 국가철도망 반영을 직접 건의했다.

청도군은 구미~경산 1단계에 이어 김천~구미 구간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만큼 경산~청도를 3단계로 연결해 대구권 광역철도망을 남쪽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군수는 "광역철도가 뚫리면 대구와 가깝게 연결되고 생활인구 유입으로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아직 연장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청도 연장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신규사업 반영을 요청한 단계로, 국가계획에 포함되더라도 사업성 검토와 재원 협의 등 후속 절차가 남는다.
 

이미 열린 대구 생활권…철도가 일상 이동까지 바꿀까


청도가 대구 생활권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대경선 연장이 결정된 뒤에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2024년 12월 대경선 개통과 동시에 대구권 광역환승제가 기존 대구·경산·영천에서 청도를 비롯한 9개 지자체로 확대됐다. 청도에서도 버스를 이용해 대구권 대중교통과 연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대경선 청도 연장이 의미를 갖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청도는 이미 경부선 철도가 지나고 일반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새 선로가 하나 더 놓인다는 의미보다 배차간격이 짧은 광역철도와 버스·도시철도의 환승체계를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현재 대경선은 구미~경산 구간을 평일 하루 약 100회 운행한다.

청도까지 같은 운행체계가 연결될 경우 경산의 대학가와 산업·생활권, 동대구를 중심으로 한 대구 도심으로의 접근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병원이나 쇼핑을 위해 대구를 찾는 주민뿐 아니라 대구·경산으로 출퇴근하거나 통학하면서 주거는 청도에 두는 선택지도 넓어질 수 있다. 교통망이 단순한 이동시간 단축을 넘어 정주정책의 문제로 이어지는 지점이다.
 

생활인구 34만명…'찾아오는 청도'를 '사는 청도'로


청도군이 대경선 연장 논리에서 강조하는 또 하나의 숫자가 생활인구다.

군은 2024년 기준 연간 생활인구가 약 34만명에 이른다며 이들의 승용차 이동 일부를 철도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국가철도망 반영 논리로 제시하고 있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 인구뿐 아니라 일정 시간 이상 지역에 체류한 사람까지 포함해 산정한다. 관광과 귀농·귀촌, 주말 체류 수요가 많은 청도에서는 의미가 적지 않다.

하지만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 것과 사람이 정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청도군은 최근 인구감소 대응정책의 초점을 주거와 일자리, 청년활동, 체류형 관광 등을 묶어 '머물고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두고 있다.

대경선은 이런 정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반 가운데 하나다. 대구에서 청도로 들어오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면 관광객과 생활인구의 유입 문턱이 낮아지고, 대구·경산에 직장을 둔 사람이 청도에 거주하는 선택도 이전보다 쉬워질 수 있다.

결국 철도 연장의 효과를 정주인구 증가로 연결하려면 역에서 내린 이후가 중요하다. 주거와 교육, 의료, 문화시설은 물론 청도 안에서 일할 수 있는 일자리와 지역 내 교통망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대구가 가까워진다고 청도가 저절로 커지는 것은 아니다


광역교통망의 확충은 지역에 기회지만 효과가 한 방향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대구에 쉽게 갈 수 있다는 것은 대구의 일자리와 대학, 의료·문화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청도에 거주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대로 청도에서 이뤄지던 소비와 여가활동이 더 빠르게 대구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교통 접근성이 좋아진다고 지역 상권과 정주여건이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청도에 필요한 것도 결국 연결 이후의 전략이다.

대경선을 타고 들어온 사람이 청도읍성과 운문사, 와인터널 같은 관광지를 찾아 소비하고 머물 수 있도록 지역교통과 관광 동선을 연결하고, 대구·경산에 직장을 둔 사람이 청도를 주거지로 선택할 수 있도록 주택과 교육·보육, 생활SOC를 갖춰야 한다.

청도 안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와 상권도 함께 커져야 한다.

박권현 군수는 최근 인구감소 대응정책을 논의하면서 "청도에서 아이를 키우고, 일하고, 머물며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경선 청도 연장은 아직 국가계획 반영이라는 첫 관문 앞에 서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이 던지는 질문은 철도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대구와 청도의 물리적 거리를 줄이는 것을 넘어, 그 가까워진 거리를 청도의 주거와 일자리, 관광과 지역경제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의 문제다.

대경선이 실제 청도까지 이어진다면 청도의 정주지도가 달라질 가능성은 커진다. 다만 그 변화가 '대구에 더 쉽게 가는 청도'에 머물지 않고 '대구와 가까우면서도 머물 이유가 있는 청도'로 이어질지는 철도와 함께 무엇을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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