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 AI 하드웨어 '中 우회수출' 차단 압박

  • 멕시코 AI 서버 수출 170%↑ …94% 미국행

  • USMCA 개정 협상서 논의…의료기기 등 확대 검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멕시코에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생산 과정에서 북미산 부품 비중을 늘리도록 하는 새 원산지 규정을 도입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중국 등 외국 기업이 멕시코를 우회해 미국의 관세와 무역 규제를 피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멕시코에서 생산·조립되는 반도체와 서버 등 AI 하드웨어에 사용되는 부품 가운데 북미 이외 지역에서 조달한 부품 비중을 제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개정 협상의 일환으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이다. 미국은 그동안 자동차 등에 적용해온 원산지 규정을 AI 하드웨어 등 다른 전략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자동차의 경우 무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부품 등 제품 가치의 75% 이상을 북미에서 조달해야 한다.

미국과 멕시코 무역 당국자들은 이르면 다음 주 워싱턴에서 추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소식통들은 미국의 제안이 아직 초기 단계라고 전했다. 미국이 산업별로 북미산 또는 미국산 부품을 얼마나 요구할지, 기업들이 새로운 규정에 적응할 수 있도록 얼마나 유예 기간을 줄지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AI 하드웨어는 올해 자동차를 제치고 멕시코의 대미 주요 수출 품목으로 급부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멕시코는 올해 상반기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컴퓨터 서버 830억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이 가운데 94%가 미국으로 향했으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0% 이상 증가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고급 컴퓨터용 반도체 등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AI 인프라 구축에 사용되는 일부 범용 반도체는 사실상 무관세로 미국에 들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 같은 관세 차이를 중국 기업 등이 활용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버니 모레노 공화당 상원의원은 WSL에 멕시코 산업계와 원산지 규정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며 "멕시코산 제품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국산 제품"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서반구를 통해 미국의 무역 규제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원산지 규정을 AI 하드웨어뿐 아니라 의료기기 등 다른 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도 알려졌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7월 전자제품과 의약품 등 전략산업으로 원산지 규정을 확대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USMCA의 원산지 규정을 강화하고 멕시코 정부와 미국 내 생산기반을 확대할 산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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