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5대 은행장 임기가 일제히 만료되는 가운데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역할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 주도로 이뤄지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승계절차에서 은행 임추위의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대부분 지주회사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수립한 자회사 CEO 승계절차가 미흡하고 자회사 임추위의 역할도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번 지적은 지주 회장보다는 은행장을 비롯한 자회사 CEO 승계절차에 직접 초점이 맞춰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장 임기는 모두 오는 12월 31일 끝난다.
금감원이 들여다보는 핵심은 지주가 은행장 후보를 관리·평가·압축하는 과정에서 은행 임추위가 실질적으로 참여하는지 여부다. 지배구조 모범관행은 지주가 자회사 CEO 상시후보군 현황과 변경 이력을 은행 임추위에 공유하고, 은행 임추위에 후보군 추천권을 부여하거나 지주의 후보 평가 과정에서 의견을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지주별 실제 운영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하나은행 임추위가 추천한 CEO 후보군을 지주가 접수하는 절차를 명시하고 있다. NH농협금융은 연차보고서에 같은 방식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2024년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선임 당시 은행 임추위에 후보군 현황을 제공하고 후보를 추천받았으며, 지주 후보자 인터뷰에 은행 임추위원장이 참석해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KB·신한·우리금융은 공개된 지배구조 보고서와 내부규범만으로는 은행 임추위가 지주의 최종 후보 선정 전에 후보군을 직접 추천하거나 평가에 참여하는 구체적인 절차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우리은행은 은행 임추위에 후보 추천권이 부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연말 5대 은행장 인선은 은행 임추위가 실제 선임 과정에서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연말 인선을 앞두고 먼저 승계절차 점검 강화에 나선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은행 임추위의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만큼 각 금융지주도 연말 인선 과정에서 임추위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며 “점검 강화까지 예고한 상황에서는 관련 절차를 보완하지 않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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