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하 시설서 탄도미사일 생산 재개…수백, 수천기 생산 가능"

  •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 비축 부품 활용

  • 해상 봉쇄로 부품 수급 차질…전면 생산 정상화에는 제약

이란 테헤란에 설치된 반미 광고판 사진EPA연합뉴스
이란 테헤란에 설치된 반미 광고판 [사진=EPA·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집중 공습에도 이란이 지하 시설과 비축 부품을 활용해 탄도미사일 생산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동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전쟁 초기 미사일 기지와 생산시설에 큰 타격을 입은 뒤에도 남아 있는 부품을 조립해 새 미사일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발사 직전 연료를 주입하는 액체 추진 미사일과 발사 준비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 고체 추진 미사일 모두 다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작업은 이란 남동부 코지르를 비롯한 지하 시설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추가 공습에 대비한 새로운 지하 생산기지 건설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생산 규모는 전쟁 이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관련 시설 상당수가 파괴된 데다 해상 봉쇄로 부품과 고체연료 원료를 들여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란은 전쟁 전부터 탄두와 기체, 유도·제어 시스템 등 핵심 부품을 상당량 비축해 둔 것으로 파악됐다. 한 미 당국자는 현재 남아 있는 부품만으로도 최소 수백발의 미사일을 조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짐 램슨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가는 이란이 다시 만들 수 있는 미사일 규모가 "수백기 또는 아마도 수천기"에 달할 수 있다고 봤다.

WSJ은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선전해 온 전쟁의 주요 성과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해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이란의 무기 비축량과 미국과 걸프 지역의 요격 미사일 비축량의 소모전에서 이란이 버틸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비영리기구 미사일방어지지동맹(MDAA)의 탈 인바르 수석분석가는 "시설에 대한 공습이 없으면 손상된 인프라를 복구할 수 있고, 다른 나라에서 새 부품을 구입해 시설에 비축할 수 있다"며 "이란이 미사일 생산 능력을 재건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지극히 순진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황은 이란의 군사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과 대비된다. 백악관의 한 당국자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생산 재개 여부에는 직접 답하지 않으면서도 "이란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약해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WSJ에 밝혔다.

미 국방부(전쟁부)의 숀 파넬 수석대변인도 "이란의 드론, 탄도미사일, 해군 산업 기지의 90%를 파괴했다"며 이란의 공격 능력이 "상당히 약화했다"고 했다.

다만 이란이 미사일 생산을 전면적으로 정상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랍 지역 당국자들은 액체 추진체 생산에 필요한 화학시설과 고체연료 제조에 쓰이는 산업용 믹서가 손상된 점을 주요 걸림돌로 꼽았다.

이란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에서도 관련 시설을 대거 타격받았지만 이후 생산 능력을 빠르게 복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지난해 말부터 이란의 탄도미사일 전력 재건 움직임을 경계하며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파리정치대학의 이란 전략 전문가 니콜 그라예프스키는 "시설을 파괴하려 시도할 수도 있고, 미사일 자체를 파괴하려 시도할 수 있지만 (이란의 미사일 생산) 재건 능력은 핵 프로그램보다 더 빠르며 시설이 상당히 분산돼 있다"며 "이란이 이처럼 정교한 미사일 인프라를 구축한 건 바로 이러한 점(추가 공습)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