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심장으로 뛰는 카자흐스탄, 중앙아 경제 판을 바꾼다

8월 2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의 하즈라트 술탄 모스크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2012년 문을 연 이 모스크는 1만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중앙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원 중 하나다 한준구 기자  jungu141298ajupresscom
8월 2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의 하즈라트 술탄 모스크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2012년 문을 연 이 모스크는 1만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중앙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원 중 하나다. 한준구 기자 = jungu141298@ajupress.com

1997년 카자흐스탄이 수도를 옮긴다고 발표했을 때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새 수도로 지목된 곳은 인구 30만이 채 안 되고 겨울이면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초원 위의 소도시였다.
 
30년이 지나 아스타나의 인구는 150만을 넘어섰고, 한 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는 376억 달러에 이른다. 수도를 내준 알마티도 밀리지 않았다. 지역총생산 36조 2000억 텡게(694억 달러)로 여전히 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다. 두 도시를 합치면 국내총생산(GDP)의 35%가량이 여기서 나온다.
 
수도를 옮긴 나라는 대개 옛 수도가 활력을 잃거나 새 수도가 공무원만 사는 도시로 굳어지는 문제를 겪는다. 카자흐스탄은 어느 쪽도 아니었다. 두 도시가 맡은 역할이 달랐기 때문이다.
 
알마티는 상업과 인재를 맡았다. 씨티은행은 1994년 이곳에 대표사무소를 열고 1998년 은행업 인가를 받았다. 아스타나 지점은 8년 뒤인 2006년에 생겼다. 지난해 알마티가 끌어들인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85억 8000만 달러로 아스타나의 두 배를 웃돌고, 지역총생산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5.9%에 달한다. 은행과 법률, 회계, 컨설팅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는 뜻이다. 세계도시연구그룹(GaWC)의 2024년 분류에서 감마플러스 등급에 오른 중앙아시아 도시는 알마티뿐이다.
 
한국 기업이 자리 잡은 곳도 알마티다. 현대차는 현지 파트너사 아스타나 모터스와 손잡고 연산 8만 대 규모 공장에서 쏘나타와 싼타페 등을 조립해 팔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자료를 보면 2023년 양국 교역액은 55억 달러로, 카자흐스탄은 한국의 중앙아시아 최대 교역 상대다.
 
아스타나는 다른 길을 갔다. 알마티가 이미 가진 것을 뒤따르는 대신 없던 것을 만들었다. 2018년 문을 연 아스타나국제금융센터(AIFC)가 그 결과물이다. 카자흐스탄 국내법 대신 영미법이 적용되는 구역을 지정하고, 그 안에 독립된 법원과 중재센터를 뒀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처음 나온 방식이다.
 
이 차이는 분쟁이 생겼을 때 외국인 투자자에게 적용된다. 계약을 두고 다툼이 붙으면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해 어느 법원에서 판단을 받느냐가 걸린 돈보다 먼저 문제가 된다. AIFC는 그 답을 미리 정해뒀다.
 
그 효과는 숫자로 나타났다. 올해 중반까지 등록 기업이 6014곳이고 이 가운데 45%에 외국인 투자자가 들어와 있다. 문을 연 이후 이곳을 거쳐 움직인 자금은 263억 달러다. 지난 3월 국제금융센터 지수에서 아스타나는 세계 65위, 동유럽과 중앙아시아를 통틀어 1위에 올랐다.
 
행정도시로 머문 것도 아니다. 지난해 아스타나에 들어온 외국인 직접투자는 41억 달러로 1년 만에 2.6배로 뛰었다. 지역총생산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5.9%다.
 
1997년의 결정은 카자흐스탄에 성격이 다른 두 도시를 남겼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세계 1000개 도시를 평가한 지수에서 알마티는 258위, 아스타나는 276위로 중앙아시아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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