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챔피언스시티 '고급화 승부수'…광주 신흥 주거축 기대감

  • 견본주택 사흘간 2만1000명…평일에도 발길

  • 공장지대 임동 천지개벽…더현대·대단지 조성

  • 서울에서도 문의…"과거와 분위기 달라져"

  • 광주 주택시장 장기 침체…고분양가 소화할까

광주 챔피언스시티 견본주택 중앙에 설치된 단지 조형도 장선아 기자
광주 챔피언스시티 견본주택 중앙에 설치된 단지 조형도. [장선아 기자]
"지금 광주의 최대 부촌은 봉선동이거든요. 그런데 앞으로는 '광주의 강남'이 바뀔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임동 챔피언스시티에서 만난 70대 택시기사 A씨는 이같이 말했다. 과거 방직공장이 자리했던 부지에는 대규모 아파트와 더현대 광주, 상업·문화시설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오랫동안 공장지대로 인식됐던 임동 일대가 대규모 복합개발을 계기로 광주의 새로운 주거축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공장지대서 4300가구 복합도시로…더현대·호텔도 들어서
광주 챔피언스시티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내부 주거상품과 평면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장선아 기자
광주 챔피언스시티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내부 주거상품과 평면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장선아 기자]
챔피언스시티는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를 개발하는 복합개발 사업이다. 전체 4315가구의 주거시설과 더현대 광주, 호텔, 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에 분양하는 1차는 지하 3층~지상 최고 49층, 12개 동, 3216가구 규모다.

분양 측에 따르면 지난 4일 문을 연 챔피언스시티 1차 견본주택에는 첫 사흘간 2만1000여 명이 다녀갔다. 평일에도 하루 약 2000명이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견본주택 내부에서는 기존 광주 아파트와 차별화하려는 설계가 눈에 띄었다. 전시된 거실은 세 면을 창으로 둘러 개방감을 높였다. 소형 주택형 없이 전용 84㎡부터 구성하고 각 동 최상층에는 펜트하우스를 배치했다. 전체의 약 79%인 2534가구는 전용 84㎡로, 대형 주택형에만 치우친 구성은 아니다.

일부 대형 주택형에 적용된 층고 5.4m의 '광폭 테라스'도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인 외부 돌출형 발코니와 달리 실내로 들어온 형태의 정원 공간으로 설계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광주 챔피언스시티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거실 설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왼쪽과 일부 대형 주택형에 적용된 광폭 테라스오른쪽 사진장선아 기자
광주 챔피언스시티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거실 설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왼쪽)과 일부 대형 주택형에 적용된 광폭 테라스(오른쪽). [사진=장선아 기자]
단지 내 커뮤니티도 대규모로 조성한다. 약 1만1800㎡ 규모의 커뮤니티에 수영장과 사우나 등을 마련하고 조식 서비스와 호텔식 로비라운지도 도입할 예정이다.

개발 콘셉트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주요 시설을 가까운 거리에서 이용할 수 있는 '15분 도시'다. 단순히 아파트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더현대 광주와 학교·의료시설 등을 주거시설과 연결해 주거·상업·문화 기능을 하나의 생활권에 담겠다는 구상이다. 분양 관계자는 "집이 아니라 도시를 짓는다는 개념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도 오랫동안 침체했던 임동 일대의 변화에 기대를 걸었다. A씨는 "이 일대는 터미널도 가깝고 앞으로 쇼핑몰도 들어서는 데다 옆에 야구장도 있어 입지 조건이 좋다"며 "옛 공장 부지가 워낙 넓고 오랫동안 주변이 침체돼 있었던 만큼 개발이 본격화되면 지역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중개업소에서도 과거 주거 선호도가 높지 않았던 임동에 최근 외지 문의까지 들어오는 등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정주현 코뿔소공인중개사 대표는 "평소에는 타 지역에서 분양 문의가 거의 없는데 이번에는 전매제한 기간이나 무순위·선착순 공급 가능 여부, 이른바 '로열 물건'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 등을 묻는 문의가 상당히 늘었다"며 "서울에서도 두 건 정도 문의를 받았다"고 했다.
4년째 침체에도 소형 뺐다…고분양가 흥행은 '시험대'
지난 8일 챔피언스시티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장선아 기자
지난 8일 챔피언스시티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장선아 기자]
임동 일대의 개발 기대감과 별개로 챔피언스시티가 넘어야 할 가장 큰 문턱은 가격이다. 광주 주택시장이 2022년 이후 장기간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챔피언스시티 1차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35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84㎡는 주택형과 층에 따라 7억800만~8억7000만원이며 대형 주택형으로 갈수록 분양가는 더 높아진다.

광주의 대표 부촌인 봉선동 인기 단지와도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지난달 봉선제일풍경채엘리트파크 전용 84㎡는 8억6000만~8억7000만원, 봉선한국아델리움3차는 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챔피언스시티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이미 봉선동 주요 단지의 실거래가격에 근접한 셈이다.

통상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소형 주택을 공급해 수요층을 넓히는 전략을 택하지만 챔피언스시티는 반대로 소형을 배제했다. 분양 관계자는 "광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 수요가 많은 25평형을 넣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전략에는 광주에서도 가격보다 상품성을 중시하는 고가·중대형 주택 수요가 존재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분양 측은 지난해 4월부터 약 20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상담을 진행한 결과 당초 예상과 달리 20대부터 60대까지 관심 연령층이 고르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용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주택형과 펜트하우스에도 문의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광주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서 복합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더현대 광주가 들어설 부지왼쪽와 챔피언스시티 1차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오른쪽 사진장선아 기자
광주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서 복합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더현대 광주가 들어설 부지(왼쪽)와 챔피언스시티 1차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오른쪽). [사진=장선아 기자]
관건은 이 같은 사전 관심이 실제 구매력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1차에서만 3216가구가 공급되는 데다 7억~8억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까지 감안하면 지역 시장이 대규모 물량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가 변수다.

유화정 레몬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대형 백화점과 대단지가 함께 들어서고 기존 광주에서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주거 환경이 형성된다는 점은 가장 큰 호재"라면서도 "가장 큰 부담 요인은 높은 분양가격"이라고 짚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더현대 광주와 신축 대단지, 인근 광천동 개발이 맞물리면서 임동의 주거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학군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형성된 봉선동의 위상을 단기간에 넘어서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주거축으로 성장할 여지는 있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광천·임동이 봉선동을 바로 뛰어넘기는 어렵다고 본다. 봉선동은 학군이라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광천동 재개발까지 마무리되면 10년 안에 광천·임동 일대가 광주를 주도하는 지역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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