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스탠딩 공연장 변신한 DDP… 비트에 맞춰 예술이 춤춘다

  • 백남준·유영국 작품, 미디어아트로 재해석… 음악·AI 영상 등 결합

  • DDP 외벽 영상 실시간 변화… 13일까지 다양한 퍼포먼스로 '들썩'

백남준의 더 브레이크 포인트 사진윤주혜 기자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서울라이트 DDP 모습. 작품은 백남준의 더 브레이크 포인트 [사진=윤주혜 기자]

"우와", "브라보", "스고이" 

지난 3일 저녁, 전자음악 밴드 이디오테잎의 연주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어울림광장을 쾅쾅 울리자 곳곳에서 환호가 터졌다. 연주가 거세질수록 DDP의 거대한 은빛 외벽을 뒤덮은 백남준(1932~2006)의 미디어아트도 빠르게 요동쳤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박자에 맞춰 어깨를 흔들었다. 

이디오테잎의 음악에 백남준의 미술 세계가 신명나게 폭발하며, 사람들이 흥에 올라탔다. '다다익선(The More, The Better)'의 밤이었다. 기술을 통한 인류의 소통을 꿈꿨던 백남준의 세계가 빛과 소리, 관객의 몸짓에 되살아났다.

서울라이트 DDP는 올해 '보는 화면'을 넘어 공간 전체가 '하나의 공연장'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백남준아트센터, 서울시립미술관 등과 협력해 한국 문화의 '시작의 빛'을 주제로 백남준과 유영국의 예술 세계를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하고, 라이브 음악과 레이저·AI 영상·조명을 결합했다.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서울라이트 DDP 모습 작품은 백남준의 더 브레이크 포인트 사진윤주혜 기자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서울라이트 DDP 모습. 작품은 백남준의 더 브레이크 포인트 [사진=윤주혜 기자]
 
백남준의 그루브…함께하니 더 흥겨운 '다다익선'
올해 서울라이트 DDP에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 해가 지면 DDP는 거대한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백남준의 '더 브레이크 포인트(The Break Point)'가 시작되자, DDP 파사드를 뒤덮은 빛과 영상이 DJ의 강렬한 비트에 맞춰 꿈틀거렸다. DDP에서 처음 선보이는 ‘라이브 미디어 퍼포먼스’다.
 
백남준아트센터와 공동연구를 진행한 미디어아트 레이블 버스데이는 백남준의 대표작 '글로벌 그루브'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고, 현장에서 DJ가 만들어내는 음악과 공연에 맞춰 DDP 외벽의 영상이 실시간으로 변하게 했다. DDP의 곡면 파사드 위에서 글로벌 그루브가 춤췄다.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서울라이트 DDP 모습 작품은 백남준의 더 브레이크 포인트 사진윤주혜 기자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서울라이트 DDP 모습. 작품은 백남준의 더 브레이크 포인트 [사진=윤주혜 기자]

글로벌 그루브는 1973년 미국 공영방송 채널 13을 통해 밤 10시 30분에 송출된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로큰롤, 탭댄스, 한국 부채춤 등 다양한 문화권의 춤과 음악을 빠르게 교차 편집한 비디오 작품이다. 백남준은 비디오 신시사이저로 영상의 색, 형태, 움직임을 자유롭게 변형하며 일방향 매체인 텔레비전을 관객과 예술가가 참여하는 열린 공간으로 바꾸려 했다. 

김윤서 백남준 아트센터 학예연구팀장은 "백남준은 텔레비전이라는 대중매체를 캔버스로, 방송 전파를 붓으로 삼았다"며 "브라운관을 통해 가정에서 볼 수 있었던 비디오 실험을 반세기 지난 2026년 서울의 거점 문화 공간 DDP에서 새로운 세대의 관객이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서울라이트 DDP 모습 사진서울디자인재단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서울라이트 DDP 모습.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이는 백남준의 미디어아트와 이디오테잎의 공연이 공명하며 더욱 선명해졌다. 약 40분 동안 'Melodie' 등 이디오테잎의 연주가 몰아치는 가운데 백남준의 색과 이미지가 요동쳤다. DDP가 거대한 스탠딩 공연장으로 변했다. 오는 13일까지 시온, 힙노시스 테라피, 소울스케이프 등 각 아티스트의 음악과 퍼포먼스에 맞춰 미디어아트는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서울라이트 DDP 모습 사진서울디자인재단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서울라이트 DDP 모습. [사진=서울디자인재단]
 
비취색 레이저에 흰 원 
미래의 빛 시간의 울림을 통과하다 사진서울디자인재단
미래의 빛, 시간의 울림을 통과하다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레이저아트 ‘DDP 365라이트’ 윤제호의 '미래의 빛, 시간의 울림을 통과하다'는 유구전시장에 쌓인 과거의 흔적을 깨웠다. 비취색 레이저가 허공을 가르며 광장 하늘을 얇은 비단처럼 감싼 가운데 전통타악, 전자음, AI 영상, 조명과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어우러졌다. 무용수들이 상모를 돌릴 때마다 바람에 흩날리는 흰색 곡선에 외국인들이 감탄했다. 
 
3일 DDP에서 펼쳐진 미래의 빛 시간의 울림을 통과하다 모습 사진윤주혜 기자
3일 DDP에서 펼쳐진 '미래의 빛, 시간의 울림을 통과하다' 모습 [사진=윤주혜 기자]

'내 안의 산을 찾아서'는 유영국이 평생 응시해온 ‘산’을 DDP의 유기적인 곡면 위에 펼쳐냈고, 청구영언의 '말이 빛나는 밤'은 시조 속 자연 풍경을 디지털 산수로 펼쳤다. 

행사는 13일까지.
 
유영국의 내 안의 산을 찾아서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유영국의 내 안의 산을 찾아서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청구영언의 말이 빛나는 밤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청구영언의 말이 빛나는 밤 [사진=서울디자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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