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의원, 전력계통 운영기준 정기 재검토 법안 발의

  • 동해안 발전제약 최대 7GW로 확대…"기존 전력망 효율 높여 전력공급 경제성 제고해야"

이철규 의원국민의힘·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사진이동원 기자
이철규 의원(국민의힘·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사진=이동원 기자]

동해안 지역에 집중된 발전설비의 송전제약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력계통 운영기준의 적정성을 정기적으로 재검토해 변화하는 전력수급 환경에 맞게 운영기준을 개선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철규 의원(국민의힘·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은 3일 경직된 전력계통 운영기준을 일정 주기마다 재검토하고 송전제약 해소와 계통 효율성 제고를 도모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전기사업법은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전력계통 운영 과정에서는 지난 2011년 순환정전 사태 이후 적용돼 온 N-2 기준이 장기간 유지되면서 급변하는 전력수급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N-2는 송전선로나 변압기 등 주요 전력계통 설비 2개가 동시에 고장나는 상황을 가정해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운영기준이다. 전력계통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필요한 기준이지만, 전력 생산과 소비 구조가 크게 변화한 상황에서 기존 기준을 지속적으로 적용할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발전설비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의원 측 설명이다.
 
특히 대규모 발전설비가 집중된 동해안 지역은 송전망 부족으로 인한 발전제약이 대표적인 문제로 꼽힌다.
 
동해안에는 원전과 화력발전 등 대규모 발전설비가 집중돼 있지만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 등 전력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보내기 위한 송전망이 충분하지 않아 발전제약이 반복되고 있다.
 
전력거래소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동해안권 발전설비 용량은 17.9GW에 달한다. 그러나 주중 신한울 2기와 한울 6기 운전을 전제로 산정한 연도별 최대 제약량은 2022년 2.3GW에서 2023년 5.9GW, 2024년 6.4GW, 2025년 7.0GW, 2026년 7.0GW로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7.0GW의 발전제약 규모는 동해안권 전체 발전설비 용량 17.9GW의 약 40%에 해당한다. 발전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도 송전망과 계통 운영상의 제약으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발전제약은 발전설비 이용효율 저하뿐 아니라 전력공급 비용 증가 등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동해안~수도권 HVDC 건설사업 역시 당초 201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준공 시점이 2027년 이후로 늦어지면서 동해안 지역의 발전제약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송전망 확충에는 입지 선정과 인허가, 주민수용성 확보, 실제 건설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신규 송전망 건설을 서두르는 것과 함께 현재 구축된 전력망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기준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송전망 부족에 따른 출력제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호남권의 태양광 출력제어 횟수는 2021년 3회에서 2022년 0회, 2023년 2회, 2024년 26회, 2025년 47회로 증가했다. 특히 2025년에는 전년보다 1.8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 역시 출력제어가 급증했다. 호남권 풍력 출력제어 횟수는 2021년과 2022년, 2023년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2024년 16회에서 2025년 69회로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4.4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이를 수요처로 전송할 송전망 확충이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전된 전력을 제때 계통에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증가 속도를 송전망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전력 수급의 격차를 보완할 시장 여건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발전된 전력을 제때 내보내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이러한 변화된 전력환경을 법·제도적으로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정안은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일정 기간마다 전력계통 운영기준의 적정성을 의무적으로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토 과정에서는 전력계통의 적정성과 안전성, 전기품질뿐 아니라 전력 공급능력과 계통제약, 송전용 전기설비의 용량, 전력수급 안정성 및 전력공급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전력계통의 안정성과 신뢰도는 유지하면서도 변화한 전력수급 환경과 발전설비 구성, 전력 수요의 변화 등을 반영한 합리적인 운영기준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핵심은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기존 전력망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있다. 송전망을 새로 구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현실을 고려할 때 기존 계통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발전제약을 완화하고 전력공급의 경제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동해안 지역의 경우 발전설비가 집중된 반면 전력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고 수도권 등 대규모 수요처와 거리가 있어 송전망 확보가 지역 발전사업의 중요한 과제로 꼽혀왔다.
 
발전제약이 장기화될 경우 발전사업자의 경제성뿐 아니라 국가 전체 전력시스템의 효율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역 차원을 넘어 국가적인 전력계통 운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철규 의원은 “전력계통 운영기준은 변화하는 전력수급 환경에 맞춰 점검·보완되어야 하지만, 신뢰도 기준이 변화 없이 오랜 기간 경직적으로 운영되면서 현재의 전력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재검토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이어 “계통의 안전성은 유지하면서도 운영기준을 정기적으로 재검토해 전력공급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이고, 그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개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전력계통 운영기준을 고정된 기준으로 유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력 생산과 소비 구조, 송전망 여건, 발전설비 변화 등을 주기적으로 반영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규모 발전설비가 집중된 동해안 지역에서는 발전제약 완화와 기존 송전망 활용도 제고가 지역 에너지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만큼 향후 법안 논의 과정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다만 전력계통 운영기준은 국민의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직결되는 만큼 기준을 완화하거나 변경하는 과정에서도 계통 안정성과 전기품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제기된다.
 
결국 향후 논의에서는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변화하는 전력환경에 맞춰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기준을 조정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철규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전력계통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전력수급 환경을 적시에 반영하고 송전제약과 발전제약을 완화해 국가 전력망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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