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갑근 전 고검장, '윤중천 친분' 보도 JTBC 상대 손배 소송서 패소

  • 항소심, "피고인 공동 7000만원 배상하라" 1심 선고 취소

  • "허위성 인정할 충분한 근거 없어…명예훼손 책임 어려워"

  • 법무부 검찰과거사위·김용민 의원 소송에서도 항소심 패소

작년 3월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작년 3월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건설업자 윤중천씨와의 유착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와 이를 공식 발표했던 법무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1부(재판장 백강진 이규홍 황진구 부장판사)는 윤 전 고검장이 JTBC와 손석희 전 사장, 당시 취재기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을 내렸다. 이는 피고들이 공동으로 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했던 1심판결을 완전히 뒤집은 결과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9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JTBC는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씨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윤 전 고검장과의 친분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는 윤씨가 윤 전 고검장과 여러 차례 식사를 하고 골프를 쳤으며, 윤씨의 운전기사 역시 과거 윤 전 고검장을 별장에서 본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도가 나가자 윤 전 고검장은 "윤중천이라는 인물과는 일면식도 없으며, 골프를 치거나 식사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JTBC 등을 상대로 3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윤 전 고검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보도가 공직자 감시라는 정당한 언론 활동의 범위를 벗어난 악의적이고 경솔한 공격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보도의 근거가 된 윤씨 운전기사의 진술과 조사 보고서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언론사가 충분한 사실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유착 의혹을 사실에 가까운 형태로 전달했다며 7000만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보도 내용 자체의 허위성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는 이상 명예훼손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JTBC의 취재 과정과 보도 경위에 일부 부적절하거나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진상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이 사후에 객관적으로 최종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언론에 명예훼손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해당 보도가 공직자와 공직 사회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공익적 사명에 직접적으로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이는 의혹을 제기할 만한 충분하고 합리적인 근거가 존재했던 이상 일부 취재 경위의 문제점을 이유로 언론의 자유와 보도의 공공성을 쉽게 제한할 수 없다는 취지다.

핵심 쟁점이었던 윤씨의 운전기사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서도 다르게 해석했다. 운전기사가 2013년 경찰 조사 시점과 2019년 과거사수사단 조사 시점에 진술을 달리한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이 흐려진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윤 전 고검장은 JTBC 보도와 별개로 자신과의 유착 의혹을 공식 발표했던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도 5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해 왔다. 소송 대상에는 정한중 전 과거사위원장 대행, 과거사위 위원이었던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사 실무를 담당했던 이규원 전 검사 등이 포함됐다.

같은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도 원고 패소 판결을 유지했다. 과거사위의 조사·심의 발표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조사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도 위법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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