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국이나 중국보다 AI를 잘 만들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 상황은 냉정하게 봐야 한다." 하정우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AI 굴기에 대한 위기감을 숨기지 않았다.
31일 IT업계에 따르면 하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중국이 오픈소스·오픈웨이트 전략으로 글로벌 AI 시장의 주도권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15개 매체가 참석했다.
"중국은 치열한 내부 경쟁 속에서 가파르게 성장"
그는 개인 연구자 수준에서는 한국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구조적 격차를 인정했다. "우리나라는 개인 연구자 역량 자체는 크게 밀리지 않는다"면서도 "연구자 수, 시장 크기, 중국 정부가 가진 힘과 체제의 차이 이런 것들이 큰 격차 요인"이라고 짚었다.
하 부위원장은 최근 중국 정부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쯤 중국 상무부가 주요 AI 기업들을 불러 앞으로 프론티어 AI 모델을 공개할 때는 정부 동의를 받으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며 "미국과 비슷한 형태의 수출통제로 갈 가능성도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독파모, "정부가 도와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한국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전략에 대해서는 성과와 한계를 함께 짚었다. 하 부위원장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을 두고 "국내 기업이 단독으로 경쟁하기 어려워서 정부가 나서서 기획한 것"이라며 "오픈라우터 순위에서 업스테이지가 7위를 했다. 정부가 잘 도와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현재 체계의 한계도 언급하며 새로운 지원 방식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체계로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 AI를 만들기 어렵다면 정말 역량 있는 그룹에 대폭 지원을 집중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며 "프론티어 AI를 만드는 방법론을 확장해나가면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조율자"...부처 이견은 협의체서 조정
위원회의 역할론에 대해 하 부위원장은 삼각 구도 속 조율자 역할을 자임했다. 그는 "청와대는 참모조직, 부처는 실행조직이고 그 중간에서 위원회가 방향성을 정리하고 규모가 큰 사업의 조율을 맡는다"며 "청와대 AI수석실보다 민간 전문가가 많은 만큼 실행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처 간 이견이 있는 사업은 CAI협의체에서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시급한 규제 걸림돌을 묻는 질문에는 데이터와 인허가 문제를 꼽았다. 그는 "데이터 활용에 있어 여러 어려움이 있고 메가프로젝트처럼 데이터센터 시설을 빠르게 지으려 할 때 인허가에서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공급망 다각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GPU는 작년부터 꽤 많이 확보했지만 특정 기업에 종속되면 그 자체가 리스크가 될 수 있어 공급망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앙과 지역의 AI 격차, 가장 큰 퍼즐"
하 부위원장은 국회의원 선거 도전 과정에서 만난 지역 유권자들의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중앙정부와 지역 산업 간, 일반 시민들의 AI 접근성과 이해도가 정부부처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는 걸 체감했다"며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이냐가 우리나라 AI 산업이 어디로 갈지에 대한 큰 퍼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전문 인사' 비판에는 정면 대응 대신 성과로 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비판을 하실 수도 있지만 성과를 만들고 산업 발전에 기여하면 그런 우려는 자연히 종식될 것"이라고 답했다. 청와대 AI수석실이 최근 발의한 AI전환기본법상 기업 보상금 징수 조항을 두고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법안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관련 위원회들과 함께 논의해서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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