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인공지능(AI)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개발·운영을 넘어 게임 플레이에 직접 적용하는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 AI가 이용자 대신 캐릭터를 플레이하거나 성장 방향을 제안하는 데 이어 구독형 상품까지 등장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 게임사 신작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직접 체감하는 AI 기능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6일 출시된 컴투스 '제우스: 오만의 신(이하 제우스)'은 AI가 이용자의 캐릭터를 대신 플레이하는 'AI 모드'를 적용했다. 단순 반복 전투를 위한 자동사냥과 달리 AI가 상점·거래소 이용, 아이템 관리, 스킬 설정까지 맡으면서 이용자가 직접 조작해야 하는 구간을 줄였다.
AI 모드는 길드 콘텐츠에도 활용된다. 길드원이 AI 모드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동안 해당 캐릭터를 길드 콘텐츠에 투입할 수 있어, 이용자가 접속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AI 캐릭터가 길드 활동에 참여한다. 제우스의 AI 모드는 하루 12시간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월 9900원 프리미엄 구독 이용자에게는 24시간 AI 모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새 수익구조도 만들었다.
컴투스는 제우스가 출시 이후 초기 이용자를 확보해가면서 AI 모드 활용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컴투스 관계자는 "AI 모드가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효용성에 대한 의문도 있었지만, 현재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카카오게임즈 '도깨비의세계'도 AI 비서가 이용자의 플레이 데이터를 분석해 성장 방향을 제안하는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 도깨비의세계는 AI가 직접 플레이하기보다 이용자의 판단을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 비서 '묘롱'은 이용자의 활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초기에는 베타 수준으로 시작해 향후 강화할 장비나 육성할 스킬 등 성장 방향까지 제안하는 기능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다만 AI가 실제 플레이와 이용자의 판단에 관여하기 시작하면서 플레이 방식이 획일화 돼 게임의 재미를 저하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이 같은 가능성을 고려해 특정 스킬이나 장비를 정답처럼 제시하는 방식은 지양한다는 입장이다. 유료 재화나 상품도 AI 비서의 추천 대상에서 제외해 AI 추천이 특정 선택이나 소비를 유도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업계는 AI가 반복 플레이를 대신하고 성장 방향을 제안하면서 이용자의 플레이 방식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독형 상품과 결합하는 사례도 등장하면서 AI가 이용자 서비스와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 잡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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