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사원장 "통계·서해감사 불법 확인…국민께 사과"

  • 개원 78주년 기념사…"강압·회유·왜곡된 증거 활용한 수사 확인"

  • 책임추궁식 감사 탈피…"모든 감사, 국민편익 증진 감사로 전환"

김호철 감사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개원 78주년 감사의 날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호철 감사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개원 78주년 감사의 날'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호철 감사원장이 28일 통계감사와 서해감사 과정에서 강압과 회유, 왜곡된 증거를 활용한 수사요청 등 불법 행위가 확인됐다며 국민과 공직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관련자에게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 엄중히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감사원 대강당에서 열린 개원 제78주년 ‘감사의 날’ 기념식에서 “국정조사에서 제기된 통계감사와 서해감사 과정에 강압과 회유, 왜곡된 증거를 활용한 수사요청 등 불법이 있었음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감사원 책임자로서 국민들과 공직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원장은 감사원이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신뢰의 위기를 스스로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김 원장은 “과도한 책임추궁식 감사가 공직사회의 적극행정을 위축시킨다는 뼈아픈 평가도 받고 있다”며 “파벌의 형성과 감사권 남용이 용인됐던 과오와 비정상적 관행을 직시하고 과감히 떨쳐내지 못한다면 국민의 신뢰 회복은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자체 쇄신 태스크포스(TF)를 시작으로 국회 국정조사와 진상규명 TF를 운영하고 논란이 된 감사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이를 바탕으로 과도한 정책감사를 지양하고 특별조사국을 폐지하는 한편,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에 나섰다. 관련 통제 장치는 감사원법에 명확히 법제화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감사 운영의 패러다임을 책임 추궁에서 국민 편익 증진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김 원장은 “감사의 최종 소비자는 주권자인 국민이고, 그 결과는 국민의 편익 증진으로 귀결돼야 한다”며 “앞으로 모든 감사를 국민편익 증진 감사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감사사항 선정 단계부터 국민이 감사 주제 선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고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방침이다. 감사 과정에서도 단순한 지적이나 책임 추궁보다 행정 현실에 기초한 원인 분석과 대안 제시에 초점을 맞춘다.
 
규정 위반이나 예산 낭비가 확인되더라도 해당 행정이 국민 편익에 미친 효과를 균형 있게 고려해 단편적인 책임 추궁을 피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진행 중인 9개 국민 편익 증진 시범 감사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부터 새 감사 방식을 확대 적용한다.
 
김 원장은 기후환경 위기에 대해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지속 가능한 발전 등을 중장기 관점에서 점검하고, 국민 기본권 보호를 위해 수사행정 사무에 대한 감사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방투자 확대 과정에서 정책 효과와 공직 신뢰를 저해하는 지역토착비리를 대상으로 전략적 공직감찰도 추진한다.
 
감사원은 새로운 운영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후환경감사국과 전략기획관을 신설하고, 수사기관·헌법기관 감사조직과 국민 권리구제 기능을 확충하는 조직개편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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